↑ 진지희는 상처 없이 연예계 활동을 지속해온 원동력으로 부모님을 꼽았다. 사진|강영국 기자 |
“데뷔 14년이요? 맞아요. 벌써 그렇게 돼버렸네요.(하하!) 현장에서 늘 많은 분들이 예뻐해 주시고 아껴주시긴 했지만 저 역시 남모를 고민과 고통의 시간이 있긴 있었죠. 그럴 때마다 부모님 덕분에 힘들어도 흔들림 없이 잘 견뎌왔던 것 같아요. 아주 사소한 고민도 함께 나누고, 언제나 응원해주시고 위로해주시거든요. 촬영이 지연될 때면 함께 밤을 새우고, 제가 어디에서 조금이라도 다치거나 나쁜 소리를 들을까봐 늘 조마조마 해 하시고…벌써 이렇게 많은 것들을 떠안겨 드렸는데 언제 어떻게 다 보답할 수 있을까요?”
배우 진지희(18)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에 어쩔 줄 몰라하며 배시시 웃었다. 우연한 계기로 아기 모델 콘테스트에서 뽑혀 연예계에 입문하게 된 이 소녀는 특유의 통통 튀는 발랄함으로 안방극장에 ‘하이킥’을 날리며 ‘빵꾸똥꾸’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켰다. 이제는 소녀에서 성인으로 가는 문턱에서 더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려는, 데뷔 14년차 배우다.
영화 ‘이웃집 스타’로 스크린 공략에 나선 그를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 흔한 ‘역변’ 없이 너무나 잘 자라준 그녀에게, “(여러가지 면에서)참 잘 큰 것 같다”고 말하니, “자꾸 주변에서 그런 소리를 해 주시는데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저는 그냥 자랐을 뿐인데”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2003년 KBS1 드라마 ‘노란 손수건’에서 아역 배우로 데뷔해 2004년 ‘황태자의 첫사랑’, 2005년 ‘그녀가 돌아왔다’, 2006년 ‘서울 1945’ ‘연애시대’ ‘위대한 유산’, 2008년 ‘에덴의 동쪽’, 그리고 진지희를 스타로 만들어준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까지 맹활약했다. 또, 영화 ‘고령화가족’(2013), ‘조선미녀삼총사’(2014), ‘사도’(2015), ‘국가대표 2’(2016) 등에서도 거침없는 활동을 이어왔다.
“벌써 14년차”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연기가 이제는 내 전부가 돼 버린 것 같다. 아직까지는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다. 오히려 갈수록 더 소중한 것이 돼가는 것 같다”고 했다.
↑ 대학 진학을 준비중인 진지희는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그는 “주변에서 어떻게 보든 스스로는 항상 ‘특별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느끼며 생활해 왔다. 학교에서도 연예인이라고 특별히 색안경을 끼거나 거리감을 두는 친구들이 별로 없었고, 집에서도 늘 내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내 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입시생이다 보니 대학 진학 준비에 여념이 없다. 긴장을 워낙 많이 하는 편이라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하고 있고, 학업과 연기 모두 최선을 다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며 웃었다.
“많은 분들이 성인으로 커 가는 과정에 대한 두려움이 없냐고 물으시는데, 사실 걱정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지만 그렇다고 머리만 움켜쥐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없기 때문에 주어진 제 현실에 더 최선을 다 하는 편이에요. 그것이 연기든 학교든 무엇이든지요. 정말 다행스럽고 행운인 건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윈윈 효과를 낸다는 점이에요. 학교에서 얻는 스트레스는 연기를 하면서, 연기를 하면서 겪는 고민은 친구들을 통해서,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가정에서 많은 부분 ‘힐링’을 얻고 있고, 서로가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고요!”
화면을 통해 봐왔던 ‘철딱서니’ 이미지와는 딴판인, 한 마디 한 마디가 건강하고 성숙한 그였다. 왜 진지희를 보고 주변에서 “잘 컸다”고 말하는지 단 50분 만에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가장 먼저 든 생각 역시 이것이었으니 말이다.
끝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신뢰를 주는 배우"란다. 그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배우로서나 인간적으로나 배우는 점이 많았다”면서 “인격적으로도 연기적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내 그릇이 작기 때문에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민하고 선택해 연기하고 있지만, 언젠가 뭘 제안 받아도 소화가 가능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제한된 이미지 없이 ‘그래, 진지희라면 잘 하겠지’라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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