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애나벨’에 이어 올여름 유일한 국내 스릴러 ‘장산범’이 관객을 찾는다. 논란의 ‘군함도’가 잠잠해지면서 한주 늦게 등장한 ‘택시운전사’가 사실상 독주 중인 가운데 예상 외로 뜨거운 스릴러 전쟁이 예상된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시대적 아픔을 다룬 굵직한 작품이 유독 강세를 보인 여름 극장가에 반가운 공포물들이 찾아온다. 첫 주자는 ‘애나벨: 인형의 주인’(이하 애나벨)이다.
지난 10일 ‘애나벨’은 개봉과 동시에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온라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애나벨’은 인형장인과 그 아내가 사고로 딸을 잃고 12년 후 그 집에 고아원 소녀들과 수녀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전설의 공포 영화 ‘사탄의 인형’과 같은 애니미즘에 바탕을 둔 ‘인형 공포물’이자 ‘컨저링’의 스핀오프다.
‘컨저링’ 시리즈에 등장했던 악령 인형 애나벨의 기원을 다루며 일명 ’컨저링 유니버스’의 탄생을 담았다. ‘컨저링’ 시리즈와 ‘애나벨’로 이어지는 고유의 세계관을 이어가면서도 그 자체로 독립적인 스토리를 가진 프리퀄로서의 전개를 보여주는 것. ‘컨저링’으로 국내 개봉 외화 공포영화 중 최고 관객을 동원한 제임스 완과 ‘라이트 아웃’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이 의기투합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주 뒤인 17일에는 ‘장산범’(허정 감독)이 개봉한다.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올해 여름 극장가의 단 한 편의 국내 스릴러 물이다.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염정아)은 무언가에 겁을 먹고 혼자 숲 속에 숨어있는 여자애(신린아)를 만난다. 희연은 소녀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남편(박혁권)은 딸 준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이 소녀를 수상하게 여긴다. 소녀가 찾아온 뒤 하나 둘씩 실종되는 사람들, 사라진 시어머니(허진)와 남편 그리고 들려오는 ‘그것’의 목소리.
영화는 ‘소리’를 소재로 독특한 공포감을 만들어낸다.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사건에서 발생하는 불안이 아닌, 사람을 홀리는 ‘소리’로 보다 심리적인 불안감을 극대화시키는 것. 낯선 공간에
가장 친숙한, 간절하게 원했던 소리를 믿고 따라갔을 때 한없이 무서운 순간으로 돌변하는 공포와 혼란을 담아내며 스릴러 장르의 또 다른 변신을 보여준다.
뜨거운 무더위를 한 방에 남길, 치열한 스릴러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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