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과정을 더 편한 환경 제공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진한 부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끝까지 견뎌내 주시고 좋은 작품 만들어주신 모든 출연자분들한테 감사드립니다. 우리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38명의 조선인입니다. 영화를 빛내준 모든 배우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류승환 감독”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 ‘군함도’가 개봉 전 보조출연자 처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류승완 감독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예상치 못한 잡음에도 불구, ‘군함도’의 주역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현명하게 사태를 해결해가는 모양새다.
26일 오후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영화 ’군함도’의 쇼케이스가 진행된 가운데 이날 행사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이 참석했다.
논란은 자신을 조선인 38명 중 한 명으로 출연한 보조출연자라고 소개한 네티즌의 글에서 비롯됐다. 이 네티즌은 “하루 12시간이 넘는 촬영이 태반이었고, 최저 임금도 안 되는 출연료를 받았다. 노예나 다름 없었다”며 부당함에 대해 토로했다. 한여름에 선크림을 바르지 못하게 했고, 38명의 보조출연자에게만 아이스크림을 안 줬다 등의 주장을 펼치며 불만을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또 다른 누리꾼 게시자가 등장했다. 자신을 ‘군함도’ 처음부터 함께한 단역배우라고 소개한 그는 “조금 과장된 것 같아 안타까운마음에 글을 올린다. 글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계약서를 함께 올린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촬영이 힘든 날도 있지만 편한 날도 많았고, 급여 2주 이상 지체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배우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비단 ‘군함도’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계 정말 열악하다. 이 부분은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군함도’ 측 역시 “부당한 처우를 주장한 네티즌의 글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적으로 공식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외유내강은 모든 스태프들과 출연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부득이한 추가 촬영시에는 이에 따른 추가 임금을 모두 지급했다. 제작진의 마음이 미처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좀 더 나은 촬영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우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먼저 소지섭은 "’군함도’ 같은 경우는 배우나 스태프 단 한 장면도 편안히 찍은 것이 없는 것 같다. 촬영이 끝나고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모두가 함께 고생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30kg대로 감량하며 혹독함의 끝을 보여준 이정현은 좀 더 직접적이었다. 그녀는 "강제 징용됐던 조선인들이 많이 말라있엇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촬영하는 동안은 많이 힘들고 감정에 빠져서 연기하는 것이 괴로웠지만, 촬영 후에 영상 봤을 때 뿌듯했다”면서 “조, 단역도 다 열심히 했다. 뒤에 계신 분들까지 연기를 정말 잘하신다. 그래서 배우로서 행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인으로 끝까지 함께한 분들이 38분의 출연자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 ’너희들 없었으면 끝까지 못왔다’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주연배우들도 주연배우인데, 모든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한 점에 감사드린다"면서 "혹독한 과정을 더 편한 환경 제공했으면 좋았을텐데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견뎌내주시고 좋은 작품 만들어주신 출연자분들한테 감사드린다"고 재차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수많은 조선인들의 강제 징용에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류승완 감독이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를 담았다. 7월26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