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형묵은 드라마 데뷔작 `귓속말` 송태곤 비서 역으로 단번에 얼굴을 알렸다. 사진|유용석 기자 |
학창 시절 별명은 ’교회 오빠’ ’어린 왕자’였다. 술은 군대에서 배웠고, 담배는 제대 후에 피웠다. 김수로, 라미란 등등 ’예술적’으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이 모인 서울예대에서도 그는 본인의 능력을 자신하며 연기자를 꿈꾸는 배우였다. 영국의 유명 극단에 합격했고, 미국 뉴욕 대학에서도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다양한 무대와 연기 경험을 하고 싶어서"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잠시 미뤘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끼를 발산하던 배우 김형묵(43)은 최근 끝난 SBS 월화극 ’귓속말’에서 대형 로펌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 분)의 비서 송태곤 역을 통해 처음으로 TV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김형묵은 "이제 포트폴리오에 ’귓속말’을 하다 더 넣을 수 있다"고 좋아했다.
1999년 ’캣츠’를 시작으로 뮤지컬 무대에 주로 섰던 그는 뮤지컬 ’더 맨 인더 홀’에서 1익 다역을 하다가 현 소속사 대표와, ’귓속말’ 이명우 PD의 눈에 띄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으나 언젠가는 TV, 영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는 그는 그야말로 ’귓속말’을 통해 시청자들과 관계자들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정의를 추구하려는 편과 잘못을 은폐하고 자기들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려는 이들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 김형묵은 드라마 데뷔작 `귓속말` 송태곤 비서 역으로 단번에 얼굴을 알렸다. 사진|유용석 기자 |
김형묵은 "내가 신인이기에 쉽지 않았을 텐데도 송태곤 비서실장 역으로 써주셨다. 어떻게 보면 모험을 한 건데 정말 감사드리는 마음뿐"이라며 "고사 지낼 때 ’이 드라마 팀이 성공하기 위해 내게 주어진 어떤 역할도 열심히 해야겠다.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잘 끝나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본인에게 쏟아지는 호평에 대해 "양측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잘해야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짚었다.
물론 송태곤은 어찌 보면 기회주의자로 비칠 수도 있다. 김형묵은 딸에 대한 부성애를 언급하며 "대본에는 나오진 않았지만, 전사를 많이 생각해봤다. 송태곤도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일 것"이라고 대변했다.
↑ `귓속말`에서 선과 악의 징검다리 역할을 훌륭히 해낸 배우 김형묵. 사진|유용석 기자 |
그는 배우 이범수를 닮은 외모에 대해서는 "실보다 득이 많은 것 같다. 너무 좋아하는 선배"라며 "물론 그분은 나를 모르지만, 많은 분이 알게 될 때까지 열심히 연기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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