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완벽한 아내 포스터 |
2일 오후 종영한 ‘완벽한 아내’에서는 심재복(고소영 분)과 강봉구(성준 분)이 정식으로 연애를 시작했고, 악행을 이어오던 이은희(조여정 분)은 결국 불길 속에서 숨을 거두었다.
당초 ‘완벽한 아내’는 돈 없고, 사랑(잠자리) 없고, 이름과는 정 반대로 복 없는 3無 막다른 인생에 맞짱을 선언한 대한민국 보통 주부 심재복의 우먼파워를 그릴 화끈한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 드라마로 소개됐다. 특히 고소영이 10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하면서 방송 전부터 ‘고소영 복귀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베일을 벗은 ‘완벽한 아내’에서 고소영은 첫 회부터 심재복에 그대로 녹아든 모습으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집안에서나, 집밖에서나 찬밥 신세가 따로 없는 애잔함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줌마로 완벽 변신한 모습은 그의 활약에 기대감을 높였고, 그 과정에서 전달할 메시지가 안방극장에 울림을 줄 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고소영을 비롯해 윤상현, 조여정, 성준의 연기 호흡도 좋았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치고 다양한 장르를 담아냈다는 점도 시청자들의 호감을 불렀다.
↑ 사진=완벽한 아내 캡처 |
그러나 조여정이 연기한 ‘이은희’ 캐릭터가 반전 캐릭터로 활용되면서부터 문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극의 긴장감과 쫄깃한 재미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를 첨가하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제작진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극중 이은희의 끝을 모르는 악행에 극은 점점 막장으로 이어졌고, 하나의 캐릭터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게 되면서 극의 전체 흐름은 뚝뚝 끊기기 일쑤였다.
이 같은 현상으로 심재복의 우먼파워도 실종됐다. ‘고소영의 복귀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고소영의 존재감은 점점 미미해졌고, ‘줌마미코(아줌마+미스터리+코믹)’라는
‘완벽한 아내’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결말이라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개연성 없는 전개가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 것. 조여정의 진가를 확인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완벽한 아내’는 결국 ‘수작’ 대신 ‘망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퇴장하게 됐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