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많은 사람이 노래해줄 때 '이 노래가 좋은 노래다'고 느꼈다. 사람들 마음이 허전하고 비어있는 와중에 열광적이었다. 굉장히 뭉클했다."
가수 전인권은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콘서트를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촛불집회에서 참가자와 노래했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던 당시를 회상했다. 선글라스로 눈빛은 보이지 않았으나 노래로 어지러운 시국에 위로를 전했던 가수로서의 뭉클한 감정은 온전히 전해졌다.
26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전인권이 2004년 발표한 '걱정말아요 그대'가 1970년대 활동한 독일밴드 블랙 푀스(Bläck Fööss)가 부른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ne met)'과 유사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국민을 다독이던 '걱정말아요 그대'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네티즌들은 '걱정말아요 그대'가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와 코드 진행이 같고, 번악곡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후렴구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가사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곡 자체가 매우 닮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전인권은 "표절은 아니다"라는 입장 외에 추가 설명은 자제하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걱정말아요 그대' 표절 논란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면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걱정말아요 그대'가 뒤늦게 성공한 히트곡이라기보단 어려울 때 힘을 낼 수 있게 해준 노래였기 때문이다. 음악적인 평가보다도 전인권에 대한 '배신감'은 많은 이에게 상처가 됐다.
노래 자체로도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어 보인다. 음악적인 전문 지식이 없어도 '걱정말아요 그대'와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가 비슷하게 들려서다. 멜로디와 구성에 대한 영감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해도, '걱정말아요 그대'가 표절이라고 보는 의견이 상당수다.
물론 국내외 가수들은 자신이 작곡한 곡이 다른 나라의 가수의 곡과 비슷하다는 표절 논란을 겪는다. 코드 등 음악적인 구성 외에도 전개나 악기 구성도 표절을 문제 삼는 원인이 된다. 표절 시비를 가리기가 까다롭다고는 해도, 듣는 데 이견이 없는 한 표절로 받아들인다. 창작이 중요한 예술가에게 치명적인 흠결이다.
전인권은 기자간담회에서 "밥딜런은 교육적인 내용을 노래하면서도 시적이다. 나는 대중의 애환을 좋아한다. 무대에서 같이 얘기하는 가사들을 좋아한다"며 "어제와 다른 내가 되려고 노력한다. 정신 차리는 데 5년 걸렸다. 새 앨범은 다를 것이
전인권이 대중의 애환을 표현하고 무대에서 공감한 대표적인 노래는 '걱정말아요 그대'일 것이다. 그러나 표절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은 채 침묵을 지키는 건 힘겨운 세상살이의 무게를 나눴던 이들을 실망하게 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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