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 사진=김영구 기자 |
박보영은 이와 같은 질문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모습은 배우 박보영의 삶보다는 인간 박보영의 일상을 궁금해 하니까. 그는 현재의 삶에 매우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이 정도.
그는 이전보다 한층 더 여유로워진 말투와 눈빛으로 “지금 제 삶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배우 박보영의 대중적인 이미지에 가려진 실제 성격을 털어놨다.
“지금 삶에 만족한다. ’도봉순’ 이후 제가 누리고 있는 이 삶이 좋다. 개인적인 박보영 삶과 배우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치우치면 힘들 것 같다. 이(인간 박보영) 삶을 놓고 싶지 않다. 저도 항상 밝고 명랑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지치고 힘들 때 카페에 가서 밝은 표정으로 주문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게에 있는) 그 분들은 저를 처음 보기 때문에 알고 있던 이미지와 다르다고 한다. 이러한 말들 때문에 한동안은 항상 웃고 다녔다. 그렇게 웃다보니까 힘들더라. 사람들이 저를 착하게 보는데 마냥 착하지 않다.”
그의 말은 솔직해서 더욱 와 닿았다. 그리고 그의 고민도 얕지만 어느 정도 간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고민은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또래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반 친구들 만날 때 힘들지만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배부른 소리였다. 저는 제 나이 또래에 비해 돈도 많이 버는 편이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나. 모든 것을 털어놓는 친구들도 있지만 거의 일반 친구들의 고민을 듣는 편이 됐다.”
↑ `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 사진=김영구 기자 |
10여 년이 넘는 배우 생활동안 많은 고민을 겪었다는 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가 이렇게 덤덤해지기까지 많은 생각들을 하며 보내왔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지만 상대방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또 그는 여린 면도 보여주기도 했다.
“기사는 거의 다 보고, 댓글은 너무 힘들어서 안 본다. 솔직히 봤다가 안 봤다가 한다. 좋은게 8개라면, 나쁜 게 두 개다. 그런데 그 두 개가 몇 달을 괴롭힌다. 이번에도 V앱을 본 몇 사람들이 하이톤 목소리가 걸린다고 하더라. 계속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그런데 그때는 제가 보기에도 예쁜 척을 하더라.(웃음)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데 쓰게 된다.”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자신을 보여준 박보영이 꽤나 긴 시간동안 관심 있게 말한 분야가 있다. 바로 ‘음악’이다. 그는 개인적인 음악 취향부터 관련된 일화까지 공개했다.
“노래는 잘못하지만 음악을 좋아한다. 연기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는다. ’아마도 그건’을 제가 불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니다. 저는 날씨나 기분에 따라 듣는 리스트가 다르다. 음악도 사람한테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슬픈 감정에 몰입할 때는 무조건 김광진 ’편지’를 듣는다. ‘늑대소년’ 촬영 때 특히 많이 들었다. 어떤 행사장에서 ‘편지’를 듣게 됐는데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이후 그 노래만 들었다. 지금은 ‘서른즈음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