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찬 기운이 감돌지만 어느덧 햇살의 결이 다른, 봄이다. 알싸한 봄내음이 살랑 바람 타고 곳곳에 스며들면서 음악 시장도 봄의 기운으로 가득해지는 3월, '봄캐롤'로 명명되는 봄을 겨냥한 노래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역주행'을 준비 중이다.
여전히 봄캐롤 시장의 대세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벚꽃엔딩'은 발매된 지 5년이나 됐지만 올해도 역시 겨울이 끝나는 시점부터 이미 음원차트 실시간 순위에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날이 풀리고 본격적으로 봄꽃이 꽃망울을 틔울 때쯤이면 쏟아지는 신곡들 사이에서도 여지없이 상위권에서 한 자리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장범준의 '벚꽃연금'다운 위용이다.
'벚꽃엔딩'의 독주 속에 지난 수년간 여러 가수들이 봄캐롤과 함께 명함을 내민 가운데, 지난해 눈에 띄는 봄캐롤이 탄생했다. 십센치의 '봄이 좋냐??'가 그것. 흔히 연인과 봄을 만끽하는 핑크핑크 분위기에 제대로 역발상을 둔 '봄이 좋냐??'는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리 좋냐 이바보들아" 등의 가사로 커플 아닌 솔로의 마음을 후벼팠다.
경쾌한 리듬에 시니컬한 반전 가사로 무장한 '봄이 좋냐??'는 지난 봄 내내 음원차트 상위권을 지키며 '벚꽃엔딩'의 대항마로서 위치를 공고히했다. 시쳇말로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며 틈새를 공략한 십센치의 선택은 성공적. 역발상의 승리였다.
'봄이 좋냐??'가 주목받으며 앞서 2014년 페퍼톤스가 발표한 곡 '캠퍼스 커플' 역시 봄날 캠퍼스에 창궐한 러브 바이러스에 반발하는 솔로의 마음을 대변하며 뒤늦게 조명됐다. 서로 좋아 죽는 캠퍼스 커플을 바라보는 솔로 대학생들이 "뛰다 넘어져라" "소나기나 와라" 등의 저주(?)를 퍼붓는 현실적인 가사가 재기발랄하게 다가온다.
올해 가요계 주목받는 여가수들도 발상에 전환을 둔 봄캐럴로 뭉쳤다. 피에스타 차오루, 여자친구 예린, 래퍼 키썸이 싱글 '왜 또 봄이야'는 이 시대 솔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 할만한 현실감 넘치는 가사를 톡톡 튀는 보컬과 재치있는 랩으로 해석한 엉뚱발랄 봄캐롤이다.
외로운 솔로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위트 가득한 봄의 시작을 알릴 이 곡은 차오루, 예린, 키썸이라는 '대세' 여가수들의 환상적인 케미로 여심은 물론 남심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6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