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첫 솔로앨범 발표를 앞둔 배우 겸 가수 수지(본명 배수지·23)가 지난 2015년 발매한 화보 논란에 강경히 대응할 방침이다. 보는 이들의 해석이 아닌 악의적인 편집에 따른 주장이라는 판단이다. 가수로서 홀로서기를 앞둔 수지를 향한 무분별한 공격으로 자칫 활동이 흔들릴 위기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 20일 오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2015년 10월 출간된 수지 화보 'suzy? suzy' 사진 중 동네 이발소에서 촬영한 사진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수지가 촬영한 화보는 롤리타 콤플렉스(소아성애)를 연상하게 한다며 다른 연예인은 문제가 되면서도 수지는 예외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화보 전체 내용 중 극히 일부 사진 및 글만 발췌해 작성된 게시글은 사실과 전혀 무관하다"며 "복고 키치 등 기획 의도를 부각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 및 의상이다. 촬영을 진행한 수지와 작가의 원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JYP는 화보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와 더불어 악의적인 의도로 작성된 게시글과 모든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해 법적 조치를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지의 화보는 발간된 지 1년 3개월 지난 뒤 게시글을 통해 논란이 됐다. 발매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지적되지 않았으나 수지가 첫 솔로앨범 선공개곡 '행복한 척'이 17일 발매된 후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다른 가수나 배우들이 롤리타 콤플렉스로 홍역을 치르는 데 비해 수지의 화보는 그렇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문제 제기가 아닌 수지 화보가 롤리타 컴플렉스를 떠올린다는 것을 글 안에 넣고 네티즌의 동의를 구했다. 비평보다는 힐난에 가까웠다. 순수한 비평이었다면,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 했다.
화보 전체가 아닌 동네 미용실 사진만을 올린 것도 문제다. 수지 화보를 접하지 않은 이들이 수지 화보의 모든 콘셉트를 오해하도록 했다. 대중문화 소비자들에게 작품을 평가하는 자유는 얼마든지 열려있지만, 원본을 편집해 게시글을 올리는 것은 작품 원작자들의 의도를 왜곡하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JYP 측이 설명한 수지 화보의 키치 요소는 고급문화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고미술품을 모방한 가짜 복제품이나 유사품을 지칭하듯 일부러 값싼 느낌을 내는 것이다. 키치 콘셉트가 곧바로 롤리타 콤플렉스를 의미하지 않는다. 작품 전반에 묘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수지는 화보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동안 비슷한 논란을 겪었던 연예인들은 작품에 대한 설명과 의도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보거나 듣는 이들은 물론 작품과 연관된 이들이 제작자에게 과도한 차용이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수지와 스태프의 의도는 사진에만 담겨있고, 글쓴이가 모은 수지 화보의 사진들과 앞선 예들을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원작자가 대중이 작품을 다르게 평가해 논란이 되더라도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작품을 내놓기 전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시대에 동의를 얻지 못하는, 대중성이 결여된 결과물은 대다수의 평가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수지 화보 제작진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수지 화보를 작업한 오선혜 작가는 23일 인스타그램에 "논란이 된 사진이 불편하고 수준 미달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자유다"면서도 "롤리타 클리셰 혹은 롤리타 콤플렉스 요소가 짙으니 그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은 무슨 억지 논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오 작가는 "보는 이에 따라 이발소 사진의 분위기가 음울하고 음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나 모델의 자세를 트집 잡아서 '롤리타 콤플렉스'라고 선을 긋는 것은 도가 지나
작가와 피사체가 작업한 '사진'이라는 틀은 누구나 접할 수 있고 누구라도 비평할 수 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무작정 의심의 눈초리를 갖고 작품과 동떨어져 있는 한 개인의 취향까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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