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이서진(45)은 MBC 드라마 ‘결혼계약’에서 유이(28)와 함께 절절한 사랑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각각 외식업체 전략본부장 한지훈과 뇌종양을 앓는 강혜수 역을 맡았다.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애달픈 연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눈물 흘렸다. ‘실제 연인이 아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호흡을 보였지만, 유이의 실제 연인은 이상윤(35)이었다.
이서진은 “유이의 열애 소식이 전해진 뒤 작품 속 여운이 싹 정리됐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가슴 아픈 얘기를 다룬 작품은 여운이 긴 것도 좋은데, 유이가 너무 빨리 정리했죠. 유이가 연애한다는 건 촬영 때도 몰랐어요. 누군가와 교제 중이면, 저 같아도 얘기를 안 했을 겁니다. 오히려 연애를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한 한 것이 신경 쓰이지 않고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유이와 이상윤의 깜짝 연애 소식에도 이서진은 유이와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촬영 당시 유이의 열애 사실을 몰랐지만, ‘누군가 만나는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그의 유이를 향한 칭찬은 이어졌다.
“유이는 항상 발랄해요. 맡은 역할이 감정적으로 버거웠을 텐데도, 촬영장에서 피곤한 내색을 하지 않더라고요. 유이가 어릴 때 운동을 해서 그런지 지기 싫어하는 근성도 있고, 아픈 적도 별로 없었죠. 어릴 때 운동을 시키는 게 좋은 것 같아요.(웃음)”
이서진과 유이의 나이 차이는 띠동갑을 넘어간다. 로맨스가 오롯이 극을 이끌어갔던 ‘결혼계약’에서는 배우의 비중이 큰 편이었다. 이서진은 부담됐을 법한 유이와의 나이 차이가 오히려 여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이의 역할이 어린 나이에 일찍 아이를 낳은 인물이어서 나이차이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연기하면서 유이가 저를 믿고 따라와줬고, 저도 또래친구들과 연기하는 것보다 대하기가 편했어요. 덕분에 애정신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디테일이 살아났던 것 같네요.”
이서진은 ‘결혼계약’이 자신이 했던 작품 중 가장 슬픈 드라마였다고 했다. 그만큼 감정 소모도 심했고, 유이가 그려내는 강혜수를 바라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tvN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에서 보여진 모습도 작품 몰입에 방해될 것 같아 걱정됐다.
“‘삼시세끼’에서 사적인 모습을 보여드렸죠. 드라마에서 멋있는 척을 하면 거부감이 들 것 같았어요. 완전히 뒤바뀐 것보단 ‘삼시세끼’ 연장선에서 연기하고 싶었죠. 대사들도 초반에는 되도록 평소와 비슷하도록 했습니다.”
오랜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던 이서진은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라고 말했다. 한 인물이 단순하게 설명되지 않는 것처럼 사람의 복잡한 감정과 심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멜로 드라마는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번이 마지막 멜로 작품이 아닐까요? 젊은 배우들이 해야죠. 제 나이 때에는 닭살 돋는 연기는 잘 못하거든요. 대신 다양한 장르 드라마가 생겼으면 합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