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개그맨 이창명이 음주운전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음주운전은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지만 이창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그 이유는 그가 한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국민 MC였기 때문이다. 이창명은 어떻게 몰락하게 됐을까. 그의 전성기부터 하나씩 파헤쳐보자.
◇‘TV는 사랑을 싣고’
‘TV는 사랑을 싣고’는 KBS에서 1994년 5월 23일부터 방송된 교양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을 찾았고 시청자들은 열띤 호응을 보였다. 당시 시청률은 40%까지 올라갔으며 여기에 출연하던 이창명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이창명은 연예인의 지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당하는 리포터였다. 부지런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 찾기에 나섰고 이창명에게는 ‘발로 뛰는 성실한 개그맨’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그리고 이는 그를 CF스타가 되는 밑거름이 됐다.
◇“짜장면 시키신분”…017광고
이창명은 1997년 당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던 개그맨 김국진과 통신사 광고에 함께 출연,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김국진이 마라도, 비행기, 지하철에서 짜장면을 시키면 혼비백산하며 달려가는 배달원 역할을 맡았다.
김국진을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큰 화제가 됐고 이 CF는 4편까지 제작되며 인기를 이어나갔다.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얻은 이미지가 그에게 인기를 가져다 준 셈이다.
이창명은 이 CF를 통해 가지게된 “짜장면 시키신 분”을 이용, 중식 체인점 사업을 벌였으며 400개 가맹점을 가느린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이 외에도 자서전 ‘올가올가’를 출시하며 자신의 입지를 과시했다.
◇‘출발 드림팀’
리포터와 사업가였던 이창명이 ‘국민MC’라고 불리게된 가장 큰 계기는 KBS2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출발 드림팀’(이하 ‘출발 드림팀’)이었다. ‘출발 드림팀’은 당시 주말 예능 최강자로 군림했고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누르는 쾌거를 안았다.
수많은 스타들이 ‘출발 드림팀’에 출연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인기를 누렸다. 조성모는 발라드 왕자에서 ‘뜀틀의 제왕’이라고 불렸으며 고수와 불꽃 튀는 신기록 갱신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이창명은 데뷔 9년만의 첫 메인MC를 맡아 활약했다. 이창명의 독특한 억양은 인기를 끌었고 다른 스타들도 이창명이 “출발 드림팀”이라고 외치는 것을 따라하며 호응했다. 성실한 리포터, CF스타, 국민MC. 누구나 탐내는 이틀을 가지게 된 그는 여기까지는 순탄했다.
◇‘행복채널’
이창명은 2000년 방송된 KBS2 ‘행복채널’에 출연해 장애인 비하 발언에 휘말렸다. 그는 장애인 관련 보도 후 “아이를 가질 때는 성관계를 깨끗이 해한다”고 말했고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이어졌고 결국 하차했다.
이후부터 그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짜장면 체인점 사업은 화로구이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수억 원의 손실을 안게 됐다. 여기에 ‘출발 드림팀’까지 폐지되며 방송에서 그를 만나볼 기회는 줄어들었다.
◇‘출발 드림팀2’
2009년, 국민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의 새로운 시즌이 기획됐다. 상징과도 같았던 이창명이 다시 한 번 MC로 나섰고 ‘6년만의 부활’은 성공적이었다. 일요일 오전 시간대 편성돼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8년간 큰 탈 없이 방송됐다. 프라임 타임은 아니었지만 주말 예능 MC라는 타이들이 다시 한 번 이창명에게 돌아간 셈이었다.
◇‘음주운전 혐의’
이창명은 지난 21일 새벽 고급 외제차를 몰다가 신호등을 들이받았다. 하지만 사고 장소에서 자취를 감췄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후 도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사고를 낸 후 9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 취재진 앞에 선 이창명은 “음주운전은 절대 안했다. 나는 술을 한 잔도 하지 못한다. 빗길에 차가 미끄러져 차가 전신주를 들이받았고 에어백이 터졌다. 가슴통증이 너무 심해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경찰은 이창명이 늦게 출석해 음주 측정 및 채혈을 통해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자 위드마크 공식(마셨다고 추정되는 술의 양 등을 종합해 음주수준을 역산)을 적용, 그가 사고 당일 오후 6시30분께부터 4시간가량 지인과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던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이창명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취소 수치인 0.16%로 추정했다.
이창명의 해명과는 달리 정황적 증거는 너무나 뚜렸했다. 결국 ‘출발 드림팀2’ 제작진도 이창명의 하차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복귀에 성공했던 국민MC 이창명이 몰락하는 순간이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