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싱가포르 기자회견
"캡틴 아메리카는 애국심이 강하고 순종적인 군인이었지만 전편인 '윈터솔져'에서 조직의 부패를 보고 생각이 변한다. 아이언맨 역시 '에이지 오브 울트론' 속 사건으로 엄마가 아이를 잃게 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이 통제 범위 안에 들어가야겠다는 걸 느낀다. 캐릭터들의 이런 깊이 있는 부분과 변화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인물들의 성격 변경이 이 스토리에 흥미로운 부분이다."
조 루소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홀.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열린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루소 감독은 "히어로물 시장이 포화됐다"며 "심도 있고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존 히어로물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걸 만드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출연진도 중요했는데 화려한 배우들과 함께 캐릭터들을 입체감 있게, 감정이 잘 전달되도록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제기, 영화가 시작된다. 정부는 '슈퍼히어로 등록제'로 이들을 관리하려 하고,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태도를 지지하는 파(팀 아이언맨)와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파(팀 캡틴)가 대립한다.
또한 히드라에게 세뇌 당한 인간 병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윈터 솔져(세바스찬 스탠)도 전편에 이어 이 영화의 큰 축을 담당한다.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솔져의 대결은 이 영화를 다이내믹하게 해주는 부분"이라며 "선과 악의 대결이라기보다 친구와 가족이 서로 다른 견해차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로 상처를 받는다. 또 캡틴 아메리카 역시 기존의 삶과 새로운 삶 사이의 갈등과 싸움이다. 그게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몰입했다.
세바스찬 스탠은 "세뇌 당한 인물만이 아니라 버키 반즈로서의 전환된 연기를 할 수 있던 것도 좋은 기회였다"며 "내가 누구에게 의존할 수 있는지, 또 내 미래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좋았다. 재미있게 연출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는 양측이 끝까지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우리 팀이 당연히 이긴다. 근육이 상당하다. 근육으로 옷이 찢어지는 것 보지 않았나"라며 "(아이언맨) 저 아저씨는 근육도 없다. 근육 본 적 있나요? 슈트만 보이잖아요. 싸움은 근육으로 하는 것"이라고 입담을 과시했다. 크리스 에반스 역시 같은 질문에 "캡틴 아메리카 팀이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세바스찬 스탠은 "특히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는 우리와 잘 안 맞는 것 같다. 스타 의식이 너무 강했다"고 했고, 안소니 마키도 "그는 2시간 마다 한 번씩 주스를 먹어야 했고 물도 특정 상품 것만 마셨다. 스낵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여 현장을 웃겼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27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하며 팬서비스도 제대로 한다. 조 루소 감독은 "한국 시장을 향한 존경심과 존중하는 마음이 크다"며 "물론 마블의 작품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부분도 있고, 크리스 에반스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 받는 것도 있지만 우리는 특별히 한국 시장에 애착이 많다"고 말했다.
또 "개봉 날짜 선정은 결국 시장별로 그 시장 경제 구도나 예상 반응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를 골랐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진행된 '어벤져스2' 한국 촬영에도 직접 참여했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배우인 크리스 에반스도 "한국영화 산업은 특별하다. 나는 참여할 기회도 있었다"며 "한국영화 산업은 영화 시장을 선도하고, 또 선진적 영화 산업인 것 같다"고 추어올렸다.
jeigun@mk.co.kr/사진 월트 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