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스크린법정] 술집, 모텔…‘커터’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

영화를 보다 보면 황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스크린법정’에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진=커터 스틸

◇ 사건일지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는 술에 취한 여자들이 사라지는 밤, 그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과 그 속에 말려든 고등학생들의 충격 살인 사건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어느 날 돈이 필요하다는 윤재(김시후 분)의 얘기에,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세준(최태준 분). 이는 바로 술에 취한 여성들을 노리는 은밀한 제안이었다. 죄책감만 버린다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에 점점 더 빠져드는 윤재와 세준은 결국 해서는 안될 끔찍한 일에 가담하게 된다.

이때, 고등학생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술에 약을 타는 행위와 약에 취한 여자들을 모텔로 배달하는 행위는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 ‘솔로몬’ 김도경 변호사의 선택은?

1. 우선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와 관련해서는 술을 마신 행위자인 미성년자들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오히려 술을 판매한 사업자에 대해 일반적으로 청소년보호법위반을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하고, 행정적으로는 영업정지처분을 내린다.

2.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들이 아르바이트비를 받고 술에 약을 타서 약에 취한 여자들을 모텔로 옮겨 제3자로 하여금 위 여자들을 간음하도록 하였다면 1)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3항, 제1항에 의거하여 특수강간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2인 이상이 합동한다'는 의미에 대하여 2인 이상이 간음행위를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을 통한 실행행위의 분담이 있다면 특수강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특수강간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이상의 징역으로서 매우 높으므로 위 고등학생들이 비록 미성년자이고 별다른 전과기록이 없다고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 사진=커터 스틸

2) 만약, 위 고등학생들이 최초에 특수강간을 공모한 것이 아니고, 돈을 받고 술에 약을 타서 약에 취한 여자들을 모텔로 옮기는 행위까지만을 공모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소하여 위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위 고등학생들에 대해서는 형법 제288조 제1항의 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288조 제1항은 추행, 간음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