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이준익 감독이 지난해 9월, 영화 ‘사도’로 부자(父子) 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려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면 이번에 ‘동주’에서는 청춘 그리고 우리가 기억해야하는 이름에 관한 이야기로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리게 만들 예정이다.
요즘 시대에는 위인으로 기록되는 시인 윤동주이지만,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그들도 요즘 청춘들과 다름없는 청년이었다. 71년 전의 이야기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내의 모습과는 크게 다를 바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조명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영화 ‘동주’의 제작보고회가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강하늘, 박정민 그리고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의 삶을 영화로 재탄생시킨 이유에 대해 “누구나 다 아는 윤동주 시인의 시는 알지만, 그 시인의 삶은 아는가,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 예전에 윤동주 시인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는데, 윤동주 시인이 다닌 대학교를 조명했다. 거기에 윤동주 시인의 기념석이 있었다. 조국도 아닌 땅에 윤동주 시인의 기념석이 있어서 그 삶을 그려보고자 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그는 실존인물인 만큼, 캐스팅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자 “웃기는 해프닝이지만, 이건 황정민 배우가 나와 부산영화제에서 봤는데 ‘동주’에 강하늘과 박정민을 (캐스팅) 하라고 하더라”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어 이준익은 “강하늘은 ‘평양성’에서 데뷔를 시켰던 깨끗하고 젊은 친구의 모습으로 기억했다. 그래서 윤동주로 마음에 갖고 있었고, 박정민은 작업은 안 했지만 깜짝 놀란 작품이 있었다. 단편영화에서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기억을 못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박정민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작업하려고 염두 해둔 배우다”라고 이유 있는 캐스팅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 사진=정일구 기자 |
강하늘, 박정민 두 배우의 호흡은 사실 ‘동주’가 처음이다. 두 사람은 원래 친분이 있는 같은 소속사 식구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친구이자 비극적인 시대를 함께 살았던 인물로 함께 연기를 펼쳤다. 이에 먼저 강하늘은 “박정민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원래 친했지만, 함께 작업한 건 처음인데 이 분이 얼마나 치열하게 연기하는 지 깨달았다. 연기하다가 몰입해서 눈에 안압이 올라 핏줄이 터질 때도 있었고, 직접 답사도 다녀오는 열정도 그렇고, 그런 점에서 열정을 느꼈다. 진심으로 모든 걸 해내는 형에게 많이 배웠다”고 박정민에 대해 말했다.
그러자 박정민은 “굉장히 착하다. 정말 착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가식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근데 알면 알수록 영혼이 맑고 착한 친구다. 그런 면들이 같이 연기하는 배우로서 배울 점이 많더라. 내가 부러워하는 상이다. 그런걸 보면서 많이 배우고, 동생이지만 언제 보면 형 같기도 하다. 이번에 처음 작품 했는데 굉장히 많이 의지했던 친구다”고 말해 두 사람이 스크린을 통해 보여줄 호흡에 대해 기대감을 높이게 만들었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연기력으로는 손색없는 두 배우의 만남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과거 실재했던 또 역사적 위인으로 조명 받는 인물들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수밖에 없다. 이에 강하늘은 “실존 인물인 윤형주 선생님을 ‘쎄시봉’때 했고, 이번에도 하게 됐다. 실존인물이라는 게 부담감은 큰 것 같다. 내가 하는 게 나도 나 스스로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보는 분들은 정답이라고 여기고 자연스럽게 보셔야하니까 그게 어려운 것 같다. 보는 분들에게 정답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고, 박정민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거에 있어서 부담이 상당하다. 그 분의 대해서 피해가 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 부담감이 상당하면서도, 이번에 실존인물 처음 연기해봤는데, 오히려 실존인물이여서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것을 왜 하셨느냐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71년 전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두 청년의 가슴 아픈 이야기 ‘동주’. 실제로 있었던 인물들과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에 대해 조명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이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과 맞닿은 지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동주’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던 청춘을 담은 영화다. 오는 18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