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각 방송사 ‘연예대상’이 지난 30일 ‘SBS 연예대상’을 끝으로 모두 끝났으나 씁쓸한 뒷맛은 지울 수 없었다.
올해 각 방송사 ‘연예대상’은 특히 논란거리가 많았다. 유난히 조용하게 치러졌던 KBS를 제외하면 MBC와 SBS 모두 시상식이 끝난 후 시청자의 원성이 커져 다음 날 사과나 공식입장을 발표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지난 30일 ‘MBC 방송연예대상’은 남발된 공동수상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방송연예대상’은 신인상과 뉴스타상을 제외하고 공동수상이 아닌 부문이 손에 꼽을 정도로 공동수상이 남발됐다. 수상자가 세 명일 때도 있었고, 인기상 버라이어티 부문은 무려 네 명이었다.
↑ 사진=SBS 연예대상 방송 캡처 |
부문도 추가된 상황에서 공동수상까지 남발되니 수상자들은 제대로 수상 소감을 말하지도 못한 채 ‘쫓기듯’ 내려와야 했다. 이에 MBC는 ‘퇴장 음악’까지 준비했고, 몇몇 연예인은 이에 불쾌감을 느끼는 듯 말을 계속 하거나 짧은 시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상을 탄 연예인들에 주어진 시간은 고작 2~3분. 이들이 감격을 누리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SBS 연예대상’은 대상에서 공동수상이 정해져 MC들도 당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애초 공동대상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던 터라 MC들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지금 유재석 씨와 김병만 씨가 공동수상인 거죠?”라고 반문하거나 “저희도 전혀 몰랐다”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동대상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상 나눠주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SBS 측은 이에 31일 “우열을 가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를 해명했다. 하지만 시청자의 의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체면치레’ 혹은 ‘상 나눠주고 붙잡기’라고 유재석, 김병만의 공동 수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늘면서, 오히려 1년간 이들이 했던 노력마저도 퇴색되게 만든 상황이 돼 버렸다.
‘SBS 연예대상’은 공동대상 말고도 전현무의 진행이 문제가 됐다. 전현무는 대상 후보 강호동에게 “손에 땀이 나는 것 뚱뚱하기 때문”이라고 하거나, 김구라와 함께 “강호동은 대상 후보 탈락이다. 한 게 없으니까”라고 농담을 했다. 농담이라고는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시상식의 격에 맞지 않는 말들이었고, 1년간 수고한 강호동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비춰지기 십상이었다.
비난 여론은 역시 거셌다. 전현무는 다음 날인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말하며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친한 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러분들이 함께 보는 방송임을 잠시 망각해 함부로 선을 넘어 진행한 점 인정한다”고 사과하며 직접 강호동에 사과의 뜻을 전했음을 알렸다.
↑ 사진=MBC 연예대상 방송 캡처 |
‘MBC 연예대상’의 논란은 레이양이 정점을 찍었다. 레이양은 대상으로 호명된 김구라를 위해 플랜카드를 들고 무대에 올랐지만 김구라가 수상소감을 하는 내내 브라운관에 등장해 불편함을 자아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그가 카메라에 잡히기 위해 플랜카드마저 돌돌 접어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구라는 평생 소중하게 남을 대상 시상식 현장에 내내 레이양과 함께 찍히면서 본의 아닌 ‘투샷’을 남기게 됐고, 다음 날 검색어는 김구라가 아닌 레이양이 1등을 했다.
이에 레이양 측은 30일 “레이양이 김구라와 MBC 예능 ‘복면가왕’을 함께 한 인연이 있어 축하를 위해 대상 수상 무대에 함께 올라 간 것”이라며 “시상식이 처음이다 보니 의욕이 앞서 실수를 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김구라 또한 30일 ‘SBS 연예대상’에서 “레이양이 저 때문에 하루종일 검색어에 떠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데뷔 이후 첫 대상이자 ‘유느님’ 유재석을 제치고 단독 대상을 차지한 귀한 자리를 맞은 김구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 ‘나도 모르게’가 아니라 카메라에 잡히기 위한 고의성이 있었다는 것도 시청자로부터 ‘비호감’ 낙인을 찍히기 충분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시상식이라지만 올해의 연예대상은 참으로 어수선했다. 시청자와 참석자 모두 함께 즐기는 진정한 ‘축제’같은 시상식은 언제 볼 수 있을까.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