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인 레이양이 ‘2015 MBC 연예대상’ 민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상을 받은 김구라를 축하하러 무대에 올랐지만, 순수한 의도보다 얼굴을 알리기 위한 속내가 화면 곳곳에 엿보였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대상 영광을 안은 김구라는 레이양의 잘못된 판단으로 빛을 잃고 말았다.
물론 레이양의 소속사 토비스미디어는 즉각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30일 MBN스타와 통화에서 “레이양이 시상식이 처음이다 보니 의욕이 앞서 실수를 했다. 본인이 실수를 자각한 이후에는 김구라에게 즉각적으로 연락을 취해 ‘폐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고 했다”며 “레이양은 변명 없이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실수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잔 것 같다. 죄송한 마음이다”고 밝혔다.
↑ 사진=MBN스타 DB |
그러나 신인의 열정 어린 실수로 웃고 넘기기엔 중한 자리였다. 어떤 이는 평생을 기다려온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웃고 즐기는 예능 시상식이라지만 막말 논란, 이혼 등 역경을 딛고 다시 세상에 인정받은 김구라에겐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황금 같은 순간을 깨어버린 뒤 ‘신인의 실수’라는 단어로 무마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체 시상식을 향한 의욕이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으나 김구라와 친분으로 그를 축하하러 무대에 오른 것 치고는 축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돌돌 말거나 김구라의 소감과 상관없이 액션을 취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 사진=MBC |
만약 ‘레이양’이란 신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면 퍼즐은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 몸매를 강조한 드레스를 입고 방실방실 웃는 그의 얼굴은 김구라의 감동적인 소감보다 더욱 눈에 들어왔다. 결혼식장에 신부보다 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주목받는 것과 다름없었다.
게다가 이번 민폐 논란으로 부정적으로나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이름을 알렸으니 노이즈 마케팅은 제대로 성공한 셈이다. 온라인에는 온통 ‘레이양’ 관련 기사들로 도배 상태니 신인으로선 쾌재를 부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실력이나 개성이 아닌 반짝 ‘이름 띄우기’에 급급한 인상이라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방송가가 아무리 분량 싸움이라지만 남에게 민폐까지 끼치며 화면에 얼굴이 잡히는 게 그리도 중요했을까. 야한 드레스보다, 현수막을 말면서까지 자리를 잡는 것보다 방송인으로서 실력을 쌓아 이름을 알리는 게 그에게 더 필요한 것 아니었을까.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