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김윤아 기자] ‘응팔’이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40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응답’ 시리즈 중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 하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응팔-따뜻한 말 한마디’편 은 평균시청률 12.2%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종영한 ‘응답하라 1994’가 21화에서 기록한 평균 11.9%, 최고 14.3%를 단 8회 만에 기록을 뛰어넘은 수치다. 초반부터 대박조짐을 보이던 ‘응팔’은 지금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시청률을 연령층 별로, 회차 별로 비교 및 분석해 ‘응팔’이 ‘응답하라’ 시리즈 중 어떻게 해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게 됐는지, ‘응팔’ 신드롬을 어떻게 봐야할지 살펴봤다.
◇ 전 연령층의 ‘응답’,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40대
11화 ‘세 가지 예언’ 편 역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3.3%, 최고 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케이블 방송 시청 주 연령층은 2030의 젊은 세대로 알려져 있지만, ‘응팔’ 만큼은 40대가 제대로 응답하고 있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응팔’은 모든 연령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유독 40대의 시청률이 눈에 띈다.
극중 덕선(혜리 분)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40대는 10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연령별 시청률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0화에서는 여성 40대 시청률이 18.9%, 남성 40대 시청률이 12.4%로 각각 집계돼 20%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의외로 10대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1회 2.5%에서 10회 남녀 평균 11.4%로 올라 40대 시청률 뒤를 따르고 있다. 10대 시청률에는 못 미치지만 2030 시청률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시청자들 반응은 뜨겁다. 지상파 드라마도 요즘은 두 자릿수 돌파가 힘들다는 판국에 ‘응팔’은 방송 5회 만에 시청률 10%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방송이 끝나면 연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상위 랭크되며 계속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식지 않은 ‘응답하라’ 열풍, ‘응팔’이 정점 찍은 이유
‘응팔’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이다. 사실 ‘응팔’이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지금처럼 열풍이 불 것이란 예상보단 시리즈의 힘이 다 할 것이라는 우려가 훨씬 많았다. 그런 우려에 마치 ‘보란 듯’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응팔’의 인기 비결은 뭘까.
일단 ‘응팔’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야기 폭을 넓혀 그만큼 공감할 수 있는 세대를 확장했다. ‘응답하라’의 전 시즌은 여자 주인공의 남편 찾기에 따른 고등학생, 대학생의 풋풋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응팔’은 여주인공 남편 찾기 맥락은 그대로 남겨둔 채 가족들의 이야기로 시선을 넓혔다.
그 덕분에 가족들, 이웃들의 정과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길 수 있었고, 과거에 대한 향수까지 어우러지면서 tvN으로서는 취약한 40대 시청자들까지 잡을 수 있게 됐다. 케이블 채널인 tvN으로서는 4050세대의 영입이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응팔’이 그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응팔’은 ‘응답’ 시리즈의 진화를 제대로 보여주며 앞으로의 시리즈에도 기대감을 자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응칠’과 ‘응사’의 시청자들에 ‘응팔’의 그림도 쉽게 예상됐다. 하지만 제작진은 결코 전작을 답습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드라마에 도입해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이와 더불어 tvN 주시청층인 20대가 공감하지 못할 법한 먼 얘기, 1988년도라는 배경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배경으로 ‘젊음’과 ‘사랑’이라는 감성을 중심에 놓으면서 젊은 세대와 4050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비로소 어떤 시대라도 전 연령층에 통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장수 시리즈’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즉, ‘응답하라’라는 이름을 한층 브랜드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게 바로 ‘응팔’이라는 것이다. 1020부터 40대까지 함께 시청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응팔’은 시청자들에게도, 드라마계에도 큰 의미를 남기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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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