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화재 원인은 낙뢰가 아니었다. 서해대교 화재의 주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3일 오후 서해대교 주탑 교량 케이블에서 난 불이 '낙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정작 기상청은 이 시각 낙뢰가 없었다고 밝혀 화재 원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공사, 소방본부 등은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목포 방향 2번 주탑 교량 케이블에서 났던 화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4일 오전 충남 당진 서해대교 위에서 진행된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화재 신고 이후 3시간 30분이 지난 후 꺼진 이 불로 끊어진 케이블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평택소방서 이병곤 포승안전센터장(54•소방경)을 덮쳐 이 소방경이 순직했다.
이날 진행된 현장 감식에서 관계당국은 화재로 끊어진 지름 280㎜의 케이블 단면과 불에 탄 모습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낙뢰를 맞아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찰과 같은 다른 원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현장에 참여한 교량 전문가도 낙뢰 외에 다른 가능성은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케이블이 오랫동안 불에 타면서 고온에 절단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서해대교관리소 직원들이 여러 차례 천둥소리를 들었고, 지상 80m 높이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 국토부 측도 화재원인을 낙뢰로 추정하고 있다.
도로공사 측은 서해대교에는 피뢰침이 4개가 달려 있지만, 낙뢰가 피뢰침이 아닌 강선에 맞아 화재가 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온 기상청은 '그 시각에 낙뢰는 없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기상청은 전국에 낙뢰 관측센터를 운영하면서 낙뢰 발생 여부를 24시간 지켜보고 있는데, 이날 오후 6시 이후 관측 장비에 낙뢰는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센서는 땅으로 내려오지 않고 구름 위에서 만들어지는 천둥과 번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하기 때문에, 이 센서에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은 서해대교로 내려온 것은 물론 구름 위에서도 낙뢰가
불이 난 때와 가장 가까운 시각, 위치에서 발생한 낙뢰는 오후 5시 50분께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도리도 인근 해상, 평택 북부와 화성 부근인데, 서해대교와는 거리가 다소 있다.
현장 전문가들과 기상청의 의견이 다름에 따라, 절단 케이블에 대한 감식과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이 파악될 때까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