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세바퀴’가 7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막을 내려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세바퀴’에서는 윤민수, 김정훈, 이지현, 강남, 서유리, 이상준, 김새롬, 이정이 출연해 애주가와 금주가로 나뉘어 취향 토크를 벌였다.
주당으로 소문난 윤민수와 의외의 애주가 김정훈, 술 마시면 애교가 느는 ‘새댁’ 김새롬과 한국의 술문화를 사랑하는 강남이 애주가 스타로 등장했다. 반면 애주가 남편을 둔 금주가 이지현, 소화제만 마셔도 취하는 ‘선척적 금주가’ 서유리, 얼굴은 애주가인데 소주 두 잔에 취하는 이상준이 이정과 함께 금주가를 대변하는 스타였다.
이날 금주가와 애주가는 서로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경악했다. 밤 새워 술을 마시고 후회를 하면서도 또 그날 밤 술을 마시게 된다는 윤민수의 이야기에 애주가는 깊은 공감을, 금주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비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이들이 격돌한 에피소드는 ‘몰래 집에 가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정훈은 “정말 몰래 가는 사람들이 싫다. 술자리에서 인사 없이 가는 사람들은 평소에도 믿음이 안 간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서유리와 이지현은 어처구니 없어하며 “그럼 간다 할 때 보내주지 그러냐. 술 못 마시는 사람은 술을 자꾸 권하는 애주가들의 술버릇이 힘들다”며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의 행동에 이유를 설명하며 조금씩 입장 차이를 좁혀나갔다. ‘술 못 마신다고 약속 자리에 불러주지 않더라. 우리도 잘 놀 수 있으니 불러달라’고 말하는 이지현, 서유리, 이상준의 말에 애주가들은 금주가들의 외로움을 비로소 알게 됐다. 금주가들은 ‘애주가들에게 술은 피곤했던 일상에 주는 상 같은 것이니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애주가들이 생각하는 ‘술’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이처럼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가지는 스타들을 섭외해 취향 토크를 벌인다는 콘셉트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됐다. 금요일 오후 11시대라는 편성 시간에 맞는 시청층을 공략하기 위해 젊은 층과의 공감대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행된 콘셉트였다.
‘세바퀴’는 젊은 시청층의 유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젊은 시청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사이트와 연계해 설문조사를 벌이는 코너도 마련하고, 보조 MC로 배우 서예지와 온주완을 섭외해 신동엽, 김구라와 함께 토크를 이끌어가도록 했다. 주제 또한 남자들의 키, 이상형, 개방·보수 등 젊은 층이 주로 공감할 수 아이템을 선정하기도 했다.
혁신에 가까웠던 ‘세바퀴’의 포맷 변화는 갖가지 노력을 한 것에 비해 공감도는 크게 높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세대를 불문한 패널들을 섭외해 다양한 연령층을 포용했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세바퀴’의 변화는 기존 시청자들에게는 낯설고 생소하게만 다가왔다.
바뀐 콘셉트에 맞는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진 적이 거의 없다는 것도 포맷 변화의 실패 요인이었다. 포맷이 바뀐 후 첫 방송에서는 MC들조차 감을 잡지 못하는 어수선한 모습을 보여 기존 시청자들마저도 실망하게 만들었다. 시청률은 3~4%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성적 면에서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6일 방송은 그나마 토론이 활발하게 가능한 주제였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으로 입담이 다져진 강남, 김새롬, 이지현 등이 등장해 안정적인 토크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새삼 그동안의 주제 선정이나 게스트 섭외 등의 부족함이 되새겨지는 순간이었다. 좀 더 빨리 감을 잡았다면 7년의 역사를 지닌 ‘세바퀴’가 이토록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란 씁쓸함도 남았다.
마지막에는 오랫동안 ‘세바퀴’를 지켜왔던 김구라가 내레이션을 통해 마지막 방송이었음을 알리며 7년간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시청층 확대를 향한 도전은 좋았으나 결국 섣부른 포맷 변화가 독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후속작은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능력자들’이 편성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