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홍렬이 10년 만에 연극에 도전하게 된 각오를 전했다.
이홍렬은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진행된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프레스콜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무대에 다시 서게 된 것은 10년 만”이라고 말했다.
이홍렬은 “나이 들어 좋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며 “10년 전에 ‘돌아온 귀곡산장’에서 할머니 역을 한 뒤로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게 됐다. 좋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극중 현업에서 은퇴한 중년 남성 역할을 맡은 이홍렬은 “작품 내용이 또 내 이야기다. 작가 겸 연출가가 ‘나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구나’ 싶을 정도로, 내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 개 한 마리, 텅 빈 집 한 채 있는 이야기 등 다 내 이야기라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사 양이 많아서 고민 많이 하고 엄살 피우고 있다”면서도 “끝나는 순간까지 혼신을 다 할 것”이라는 다짐을 덧붙였다.
연극에 대한 특별한 감회도 드러냈다. 그는 “서른네 살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들어가 서른여덟 살에 졸업을 했다. 당시 선생님이, 일 년에 한두 편은 연극을 꼭 하라고 하셨었다”며 “그 말씀을 가슴에 담고 있는데 실천하기가 어렵더라. 연극을 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게 참 많았다”고 술회했다.
이홍렬은 “‘귀곡산장’은 내가 제작하고 내가 망한 작품이기 때문에, 사실 그것 이외에는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살아가다 보면 자기가 도전해야 하는 게 있지만 좋은 기회가 찾아와주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이번 연극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홍렬은 “정말 내 이야기인 것 같고, 뭔가 나도 이 나이에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망과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규모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데는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한다. 이홍렬은 “뮤지컬 ‘불효자는 웁니다’의 경우, 악극이기 때문에 관객이 많다. 거기선 변사도 하고 연기도 하는데, 이것과는 또 다르다. 어느 게 낫다 어떻다를 떠나서, (연극은) 관객과의 호흡이 더 많이 느껴지는 것이다. 거기서 오는 두려움이 악극보다 더 큰 것은 있다”고 말했다.
이홍렬은 “무대 위에서 모든 배우들이 다 같은 것 같다. 늘 무대 뒤에선 떨린다”며 “관객과의 호흡을 통해 떨림이 덜해지고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는 극의 작/연출을 맡은 극단 ‘나는 세상’의 김영순 대
이홍렬을 비롯, 유형관, 이훈, 이종민, 장영주, 우상민, 김정하, 조은경, 이경심, 박현정, 장혜리, 권혜영이 출연한다. 내년 1월 3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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