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OCN 토일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이하 ‘아신부’)가 막을 내린 가운데 처음의 기대감과는 달리 쫀쫀하지 못한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9일 방송된 ‘아신부’에서는 강 회장(손종학 분)과 마주하고 마침내 윤주영(고성희 분)을 다시 찾기 위해 마지막 혈투를 벌이는 김도형(김무열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도형은 윤주영이 살아있으며 이진숙(이승연 분)의 사채업을 도맡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강 회장(손종학 분)의 수족인 김 비서(최병모 분)는 김도형을 흔들 만한 것을 찾아오라는 지시에 윤주영을 납치했으나 한 발 앞서 김도형의 엄마 문인숙(김보연 분)으로부터 결탁을 끊자는 통보를 받고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자 윤주영을 중국으로 팔아넘길 결심을 했다.
↑ 사진=아름다운 나의 신부 방송 캡처 |
이를 안 김도형은 그림자조직의 아지트로 향해 윤주영을 구해냈고, 차윤미(이시영 분)는 연인이자 선배 형사인 박형식(박해준 분)의 죽음에도 수사를 멈추지 않고 김도형을 도와 세려건설이 사기 대출 비리의 주범들과 그림자조직의 수장인 강 회장을 일망타진했다.
하지만 김도형의 측근이었던 박태규는 김 비서가 일전 공장 화재 사건에서 윤주영으로 밝혀졌던 시체가 자신의 연인이라는 것을 알고 분노에 차 모든 일을 끝내고 윤주영의 부축을 받아 그림자조직의 아지트에서 나오는 김도형에 칼을 꽂았다. 이 때문에 김도형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지만 결국 살아남아 윤주영과 해피엔딩을 맞았다.
16회 동안 숨는 윤주영과 그를 찾기 위해 전진하는 김도형의 여정은 모든 악인들이 벌을 받고 윤주영과 김도형이 드디어 행복을 찾으며 막을 내렸다. 주인공들은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 바빴다. 특히 마지막 회에 10분 가량에 결정적 결말을 몰아넣었던 전개는 “16회를 단 10분으로 정리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처럼 ‘아신부’에 아쉬운 목소리가 큰 것은 그만큼 기대한 바가 컸기 때문. ‘아신부’의 초반만 해도 주인공 윤주영의 실종, 그의 갑작스러운 실종의 이유를 찾아헤매는 UDT 출신의 김도형, 윤주영 과거의 단서를 쥐고 있는 송학수(이재용 분)의 죽음 등이 몰아쳐 시청자들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영상미와 연출에도 많은 기대감이 쏠렸다.
하지만 스릴러와 추리, 액션 등 모든 요소를 만족시켰던 초반과 달리, 극이 전개될수록 지나치게 반복되는 스토리 전개가 드라마의 발목을 잡았다. 숨는 윤주영, 찾는 김도형, 그리고 간발의 차로 자꾸만 엇갈리는 두 사람이 몇 번이나 반복됐다. 극한 상황까지 가서도 살아남아 또 다시 윤주영을 찾는 김도형에 ‘좀비’라는 별명이 붙은 것만 봐도 그의 극한 상황과 또 다시 일어나는 상황이 얼마나 많이 반복됐는지를 알 수 있다.
↑ 사진제공=CJ E&M |
주2회 방영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아신부’는 OCN이 도전하는 첫 주2회 방영 오리지널 드라마다. ‘나쁜녀석들’ ‘실종느와르M’ 등 오리지널 시리즈는 늘 주 1회만 방영됐던 것에 비해 ‘아신부’는 주2회 방영을 하며 더욱 정교한 스토리를 내놓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전개가 지나치게 느리게 돼 정교함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뺏겼다. 속도 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한껏 느린 전개를 보이다가도 몇 회마다 한 번 씩 쌓였던 단서들을 한꺼번에 풀어버려 극이 자꾸 끊기게 느껴지기도 했다.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는 눈을 즐겁게 했지만 드라마는 캐릭터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뭔가 큰 활약을 보일 것 같았던 강 회장, 문인숙이 쉽게 일을 풀면서 맥없이 힘이 빠졌고,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던 박형식이 어처구니없게 사망한 것도 아까웠다. 김 비서나 손혜정(이엘 분)도 ‘한 건’ 할 줄 알았으나 미약한 행보를 보여 다채로운 캐릭터가 많았던 반면 이를 입체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연인의 죽음을 알고 “너만 사랑하냐”고 반문하며 김도형의 배에 칼을 꽂았던 박태규의 활약상도 아쉬웠다. 그동안 극의 활기를 넣었던 박태규를 통해 아무리 양아치라도 연인을 잃은 슬픔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다는 것과 함께 캐릭터의 반전을 좀 더 길게 보여줬더라면 훨씬 더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남자의 진한 사랑을 더 깊게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는 눈 여겨 볼 만 하다.
이처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지만 ‘아신부’를 통해 브라운관에 5년 만에 복귀해 그만큼 큰 인상을 남겼던 김무열이나 이시영, 고성희 등 여배우들의 열연은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한편 마지막 장면에서 강 회장의 자리에 앉은 이진숙의 모습이 그려져 ‘아신부’의 시즌2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