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소금 하나 만으로도 맛이 나는 닭백숙 같은 영화”라는 배우 김윤석의 설명처럼 ‘극비수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진심으로 묵직한 감동을 안기는 그런 영화다.
‘극비수사’는 곽경택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 영화로,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유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형사와 무속인이 팀이 되어 유괴된 아이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하지만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결말이 알려진 상황이다.
곽 감독은 결말이 알려져 있다는 핸디캡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먼저 사운드와 시각적인 부분에 집중해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이야기도 실종사건이 아닌, 그 사건을 해결하면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곽 감독은 오늘의 사회상을 담아내면서도 ‘소신 있는’ 사람들을 내세우고 있다. 실적을 위해 아이의 목숨은 뒷전인 경찰들, 그리고 그 틈에서 소신을 지키며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하는 공길용(김윤석 분)과 무속인 김중산(유해진 분)이 극명하게 나뉘면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곽 감독의 연출에서 탄생한 부성애와 소신이 영화의 중심을 잡고 간다면, 이를 살리는 것은 배우들의 몫이었다. 김윤석은 힘을 뺀 서늘한 연기로 긴장감을 높인다. 일상적인 모습마저도 내공을 짐작케 하는 김윤석의 모습은 감탄사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유해진의 연기 역시 압권이다. 결정적인 순간 웃음기를 뺀 진중함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평소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던 그의 변신에 어색할 시간도 없이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물론 두 사람의 전작을 살펴보면 이번 ‘극비수사’에서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심심할 수 있지만, 이들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말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구성 역시 요즘 나오는 수사물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긴장감이 덜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야기나 시청각적인 요소로 가득 채워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개봉.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