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삼시세끼’가 KBS2 드라마 ‘프로듀사’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DMS빌딩에서는 tvN ‘삼시세끼 정선편’(이하 ‘삼시세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나영석 PD, 신효정 PD, 김대주 작가가 참여했다.
‘삼시세끼 정선편’은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작년 12월 방송된 ‘삼시세끼’의 시즌2 격이다. 시즌1의 배우 이서진, 투피엠(2PM) 옥택연과 함께 배우 김광규가 새롭게 합류해 눈길을 끈다.
↑ 사진제공=CJ E&M |
이번 ‘삼시세끼’는 전과 많이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이서진, 옥택연은 농사를 짓고, 투덜거리고, 호시탐탐 읍내로 달려가기 위해 기회를 엿본다. 김광규는 시즌1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모습 그대로 이서진에 구박받고 힘든 허리를 부여잡는다. 달라진 게 있다면 강아지 밍키, 염소 잭슨이 폭풍성장을 했고, 꽃이 만발했다는 것뿐이다.
그런 ‘삼시세끼’ 자체만 놓고 보면 걱정거리가 없어 보인다. ‘삼시세끼’는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고, 이어 방송한 ‘삼시세끼 어촌편’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전작인 ‘꽃보다 할배 그리스편’도 최지우의 등장으로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하의 ‘나영석 PD와 이서진’의 조합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판도가 달라졌다. 이유는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의 등장 때문이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 PD들의 고군분투를 담은 드라마로 ‘예능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가수 아이유, 배우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등 ‘흥행 보증 수표’리고 불리는 배우들이 ‘프로듀사’를 위해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판 ‘어벤져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두 프로그램의 첫 방송은 공교롭게도 오는 15일 오후 9시대로 딱 겹친다. ‘프로듀사’가 9시15분에 시작해 9시45분부터 시작하는 ‘삼시세끼 정선편’보다 정확하게 30분 먼저 방송한다. KBS와 tvN이 전면으로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하필 이렇게 맞붙는다. 게다가 KBS 출신인 나영석 PD가 친정을 상대로 치르는 첫 전쟁인 셈이라 더욱 관심도는 뜨거워졌다.
‘삼시세끼’ 제작진도 분명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삼시세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질문들이 ‘프로듀사’가 언급됐다. 제작진의 대답 속에도 ‘프로듀사’에 대한 우려가 엿보였다. 나영석 PD는 ‘프로듀사’와의 경쟁에 대해 “정말 쫄아있는 상태”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 PD는 “‘프로듀사’는 정말 화려하다. 감독님, 배우들 등 ‘어벤져스’ 느낌이다. 영화 ‘어벤져스’도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엄청 잘되지 않았냐. ‘프로듀사’도 정말 잘 될 것 같다. 사실은 두렵기도 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다행히 우리는 1년 프로젝트다. 들어보니 ‘프로듀사’는 시즌제라서 1달 주기로 갈 것 같더라. 그래서 한 달 만 잘 버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여유로움을 보이기도 했다.
↑ 사진제공=CJ E&M |
나영석 PD의 여유로움은 ‘삼시세끼’만의 색깔과 속도에서 비롯됐다. 나 PD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삼시세끼’에 다 집어넣었다. 그래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무리수를 두는 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삼시세끼’ ‘어촌편’ 등을 좋아해주신 분들이 즐겨주실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하며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다른 제작진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주 작가는 ‘프로듀사’를 언급하며 “‘프로듀사’가 9시15분에 시작한다. 이게 끝나고 나면 우리 프로그램은 아직 안 끝난 상태다. ‘프로듀사’ 재밌게 보시고 끝에 ‘삼시세끼’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위트있는 답변을 내놨다. 더불어 김 작가는 “이번 시즌이 ‘삼시세끼’의 기획 의도와 가장 가까운 시기인 것 같다. 농촌에 대한 판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삼시세끼’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나영석 PD의 말을 빌리자면, ‘프로듀사’는 ‘삼시세끼’에게 폭풍과도 같다. ‘프로듀사’는 확실히 세간의 관심을 받는 기대작이고, 훌륭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하지만 나 PD의 ‘폭풍을 이겨내는 비결’은 바로 그들의 안에 있었다. 프로그램 색깔을 지켜내고 초조해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뚝심으로 폭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삼시세끼’는 흔들리지 않고 ‘프로듀사’라는 폭풍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기대된다. 15일 밤 9시45분 첫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