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의 복고 열풍이 뜨겁다. ‘진짜 뮤직드라마’를 표방하는 Mnet ‘칠전팔기 구해라’(연출 김용범, 안준영/극본 신명진, 정수현)도 이 기류에 합세해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2000년대에 발매된 음악들을 재해석해 다양한 연령층의 공감을 얻었다는 평가다.
김원준의 ‘쇼’,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가족’, 패닉의 ‘정류장’,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이승철의 ‘말리꽃’, 지오디의 ‘네가 있어야 할 곳’, 윤상의 ‘한걸음 더’, 싸이의 ‘연예인’, 샵의 ‘스위티’ 등이 극 중 사용돼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칠전팔기 구해라’(이하 칠팔구).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는 배우들(심형탁, 서민지, 곽시양, 민효린, 진영, 유성은, 박광선)을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Mnet 강희정 국장도 이날 참석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뮤직드라마’인 만큼 노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삽입된 여러 곡들 중 민효린(구해라 역)은 ‘내 눈물 모아’를 최고로 꼽았다. 민효린은 극 중 세찬(진영)의 짝사랑을 받지만 세종(곽시양)에 대한 마음을 품은 인물이다.
그는 “세찬이가 죽는 장면에서 사용된 ‘내 눈물 모아’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재방송, 재재방송을 봐도 또 슬퍼진다”며 “앞으로 슬픈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들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유성은(이우리 역)과 박광선(장군 역), 서민지(스칼렛 역)은 ‘말리꽃’을 선택했다. 이들은 가수 출신으로서 노래에 있어서만큼은 중심축이 돼야 했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특히 ‘말리꽃’은 가수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곡으로 꼽힌다.
유성은은 “다른 노래는 녹음한 후 촬영장에서 녹음본을 그대로 부르는데 ‘말리꽃’은 음원 발표를 위해 라이브 수준으로 불러야 했다. 또 울어야 하는 장면에서 불러야 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광선은 “울랄라세션 앨범 활동이 막 끝난 뒤 바로 촬영에 돌입했다. 목 상태가 안 좋았는데 (유)성은누나가 약을 챙겨주는 등 여러모로 도와줬다. 고맙다는 의미에서 나도 ‘말리꽃’을 선택했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노래에 각 배우들의 촬영분에 따라 사연이 담겨 있다. 진영(강세찬&레이킴)과 곽시양은 ‘정류장’, 심형탁은 자신이 바꿔 불렀던 핑클의 ‘내 여자친구에게’를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로 선택했다.
가령 곽시양은 1회에서 ‘좋은 사람’을 불렀다. 그러나 분량과 캐릭터 설정 때문에 방송되지 못했다. 인물 설정과 다른 분위기가 조성되면 드라마 구성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칠전팔기 구해라’는 6회 분량을 남겨뒀다. 배우들은 남은 회차에서도 전자음악, 록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성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 숙제가 남았다.
배우들 역시 입을 모아 “음악적으로 만족한다”면서도 방송을 통해 표현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들은 “예전 음악이 재조명되고, 다양한 음악들을 선뵐 수 있어서 기쁘다. 아쉬운 부분은 남은 절반의 분량을 통해 채워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희정 국장은 “언젠가 미방영분 영상을 몽땅 공개할 예정”이라며 “음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가 주제다. 지난 방송에서 ‘구해라 팀’이 가요계에 데뷔했다
마지막으로 “뮤직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시청자와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음악을 풀어내며 적극적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 연애, 가족, 친구에 얽힌 삶의 고민이 음악과 만났을 때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