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드라마의 OST가 단순한 음악을 넘어 추억을 이끄는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는 아버지의 유작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일념을 가진 구해라(민효린 분)와 밴드 ‘칠전팔기’가 ‘슈퍼스타K2’에 출전하는 모습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칠전팔기 구해라’는 강세찬(진영 분)의 죽음과 레이킴(진영 1인2역)의 등장, 이들의 출생 비밀이 연이어 공개하며 극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자라온 과거와 ‘슈퍼스타K2’가 방영된 2010년을 잘 묘사하며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tvN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것 같다며 환영하고 있다.
↑ 사진=칠전팔기구해라 방송 캡처 |
‘칠전팔기 구해라’가 향수를 자극할 수 있었던 것은 곱등이, 신종플루 등의 일상적인 소재들로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뿐만이 아니라 음악을 적재적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칠전팔기 구해라’에 등장한 음악들은 ‘내 눈물 모아’ ‘니가 있어야 할 곳’ 등 과거에 시청자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명곡들이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 음악을 들었던 당시를 떠올리며 드라마가 그리는 과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태풍(심형탁 분)이 90년대에 활동한 가상의 아이돌 ‘스톰’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더욱 압권이다. 90년대 아이돌이 주로 했던 헤어스타일, 패션 등을 고스란히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도 당시의 보이 그룹 음악을 연상케 하는 것들이라 한창 아이돌이 열풍을 불었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살았던 시청자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포복절도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음악은 특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배우들의 감정을 더욱 몰입감 있게 만들어주는 극적 장치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에서는 음악을 그저 연기를 위한 장치를 넘어 시청자들에 과거의 추억을 끌어다주는, 더욱 적극적인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칠전팔기 구해라’에서 강세찬의 장례식 장면에서 흐른 ‘내 눈물 모아’는 젊은 시절 세상을 떠난 뮤지션 故서지원의 사연과 맞닿아 더욱 뭉클함을 배가시켰다. 음악의 사연과 과거의 향수, 분위기까지 아우르는 배경음악 선택의 좋은 사례였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음악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90년대 아이돌 음악과 당시의 가수들이 부른 음악들이 주인공들의 사랑에 맞물리면서 추억들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 또한 음악을 연기의 요소로 적용한 사례다. ‘아홉수 소년’은 스탠딩에그의 ‘고백’, 커피소년의 ‘바보’ 등 인디밴드의 음악들을 각 회의 제목으로 내세우며 본격 주크박스 드라마를 지향했다. 음악들은 주인공 커플들의 사랑을 해설하는 일종의 해설자 역할을 했다. 비록 드라마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인디음악의 재발견이라는 의미를 남기며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음악이 공감대의 요소로 떠오르는 것에 대해 ‘칠전팔기 구해라’ 김용범 PD는 “음악은 곧 추억이다. 최근 열풍이 분 MBC ‘무한도전-토토가 특집’ 등도 그렇고, 추억의 노래가 친숙함과 더불어 파괴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것”이라고 말하며 “기존 곡이 갖고 있는 멜로디와 추억이 드라마에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음악은 드라마를 이끄는 또 하나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지난 명곡들은 브라운관에서 만나는 것에 대한 반가움과 멜로디와 함께 떠올리는 추억 등 드라마 음악으로 인해 더욱 풍성한 즐거움을 누리게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