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풍부한 감성과 독보적인 보이스로 알앤비(R&B) 여제로 불리던 화요비가 돌아왔다. 간간히 OST를 통해서 화요비의 목소리를 들을 순 있었지만, 자신의 앨범을 가지고 돌아온 것은 약 3년 만이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던 공백기는 화요비를 더욱 성숙하게 해주고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열망을 크게 키워줬다. 하지만 본격적인 활동에 시동을 걸기 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연말 콘서트 무대에서 화요비가 갑자기 쓰러졌고 공연 취소 사태까지 일어났다. 팬들에게 눈물의 사과를 하긴 했지만 본인으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가 안타까웠던 것은 원하지 않았던 3년이라는 공백기 후 화요비가 본격적인 활동에 시동을 거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화요비는 지난해 8월 전 소속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한 상태다. 자신의 동의 없이 인감을 찍고 투자를 받은 회사를 상대로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인터넷, 모바일 뱅킹도 못해서 ATM만 이용하는 화요비 입장에서 황당한 상황이었다.
그런 긴 어둠을 뚫고 나온 앨범인 ‘820211’은 각별하다. 공백기 동안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얻은 결론은 음악이 그립고 노래를 다시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의 앞부분을 따서 앨범 타이틀로 결정하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 회사에서 잘 해줘서 수월하게 작업을 했다. 제 사적인 상황들을 빼고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물론 멘탈도 한 몫을 했다. 무너지지 않고 모든 것을 음악적 열의에만 쏟은 것은 잘 한 것 같다.”
“작사는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쉽지는 않지만 그 과정조차도 즐겁고 희열을 느낀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만큼 매력적인 일이다. ‘그 사람’을 듣고 뒤통수를 딱 맞은 느낌이었다. 나만의 꽂히는 점이 있다. 제가 썼지만 이 이상 나올 수 없다고 본다. 스스로도 만족을 했고 회사 스태프들에게 공개했을 때 다들 좋아했다. 녹음을 했을 때도 혼자서 영화를 찍는 사람마냥 몰입을 해서 했다.”
하지만 반가운 컴백과는 달리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컴백 무대 공백 후 화요비의 달라진 창법은 가창력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대중들은 성대 결절 후 수술을 받은 화요비의 목소리가 달라졌고 예전만 못하다는 쓴 소리까지 내뱉었다. 이에 대해 화요비는 본인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사람이기 때문에 솔직히 괜찮다고는 못한다. 그렇지만 개의치는 않는다. 사실 성대 수술은 2005년에 했다. 굉장히 오래 전 일이고 무뎌졌다. 지금 들으면 전 예전 제 목소리가 별로다. 사람들에게 사랑은 많이 받았지만 힘이 없었다. 사랑을 굉장히 많이 받았기 때문에 변했을 때 잃는 것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변하지 않을 순 없었다. 그래도 제가 여러 가지 시도를 했기 때문에 15년간 가수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이게 맞다는 확신이 생겼다. 만 명이 더 좋아한다고 해도 제가 만족을 못 느낀다면 자신감이 없었을 거다. 제가 지향하는 음악이 흑인 음악 중에서도 테크닉 보단 톤으로 승부하는 네오 소울에 가깝다. 한 두 마디를 해도 깊게 전달하는 가수, 그래서 더 감정이나 목소리가 깊어졌으면 좋겠다.”
↑ 사진=호기심스튜디오 제공 |
그럴수록 화요비는 본업에 더 애정과 열정을 쏟았다. 방송 활동은 물론 소극장 공연까지 욕심냈다. 연예인 화요비가 아닌 가수 화요비가 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런 가십거리로 인해서 업다운이 반복돼서 일어났다. 저의 다양한 면을 보여준 것이고, 효과를 크게 보기도 했기에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저를 그냥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선입견을 보면 절대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제가 열어줄 수도 없는 부분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지만 전 묵묵히 제가 해야 되는 일을 할 것이고 감성적인 가수로 기억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