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동물과 사람의 어울림을 다룬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이하 ‘애니멀즈’)가 식상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강화된 재미를 발산했다.
25일 오후 첫 방송된 ‘애니멀즈’는 세 개의 코너 ‘곰 세 마리’ ‘유치원에 온 강아지’ ‘OK 목장’을 차례대로 선보였다.
제일 먼저 시청자와 만난 코너는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고 태어난 중국의 ‘국보급 동물’ 세쌍둥이 판다 멍멍, 슈슈, 쿠쿠를 돌보는 프로젝트 ‘곰 세 마리’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를 뛰어넘는 최강의 귀여운 매력이 있다”는 손창우 PD의 말처럼 새끼판다의 치명적인 귀여움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중국의 국보를 돌보는 만큼 ‘곰 세 마리’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일단 우리나라에 없는 ??시문화(관계가 있는 사람하고만 일을 진행하는 관습)가 시작부터 멤버들의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곰 세 마리’에 나선 개그맨 장동민, 그룹 지오디의 멤버 박준형, 그리고 배우 곽동연 세 남자는 동물원 홍보에 도움이 될 만한 한류스타가 없으면 촬영을 협조해 줄 수 없다는 중국 창룽 야생 동물원의 단호함에 위기를 맞은 것이다. 아무리 한국에서 날고 기는 연예인들이라도 동물원 관계자가 알아보지 못하는 이상 아무 소용도 없었고 판다를 돌보기는커녕 쓰다듬는 것조차 힘든 지경에 이른다.
‘곰 세 마리’의 주인공이 판다였다면, 이어서 공개된 ‘유치원에 온 강아지’의 주인공은 아이와 강아지였다.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자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김현철 PD의 의문에서 출발한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실험 ‘유치원에 온 강아지’는 유치원을 배경으로 촬영이 시작됐다. 아이와 개의 교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아이의 부모들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흔쾌히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방송인 서장훈과 작곡가 돈 스파이크, 그리고 엠아이비(M.I.B)의 강남이 아이들의 유치원 교사로 나서게 됐다.
“외모로 보면 두 분은 아기를 만나면 안 될 것 같은데”라는 강남의 말처럼, 겉으로 보기에 유치원 교사가 되기에 지나치게 큰 ‘거인’ 서장훈과 돈 스파이크지만 의외의 푸근함과 섬세함으로 프로그램에 적응해 나갔다. 비록 본인들은 여러 마리의 강아지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여섯 명의 아이들로 인해 한 시간만에 방전이 됐지만, 그 속에서 체념하는 듯 적응해 가는 세 남자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충남 당진의 목장에서 펼쳐진 ‘OK목장’은 앞선 귀여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OK목장’에 나선 멤버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네 남자 슈퍼주니어의 은혁, 가수 윤도현, 개그맨 김준현, 배우 조재현이었다. 게르 안에서 타조, 양, 염소 등 다양한 동물들과 어울리면서 동고동락하는 ‘OK목장’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여러 동물들과 스타들이 같이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애니멀즈’의 기획의도와 가장 가까운 코너였다.
‘무한도전’으로 익숙한 재영재 PD의 연출로 처음 눈길을 모았던 ‘OK목장’은 처음 낯선 동물들과의 만남으로 어색해 하다가 차차 친해지는 과정을 담으며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윤도현의 경우 타조 쪼사와 하루만에 친밀도를 급격하게 올리며 깊은 애착관계를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애니멀즈’라는 제목 하에 묶인 세 코너들은 같은 ‘동물’이라는 소재 안에 각기 다른 동물과 상황들을 연출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출연자와 동물이 다른 만큼 전해주는 내용과 감동은 달랐지만, 그만큼 재미는 세 배로 강화됐다.
물론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서로 다른 코너를 선보인 ‘애니멀즈’는 ‘일밤’ 속 프로그램이기 보다는 독자적인 프로그램에 더 가까워 보였고, 그러다 보니 통일성 없이 산만하고 어수선해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참신한 구성과 기획은 시청자들의 리모콘을 붙들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동물과 인간의 조화를 다룬 ‘애니멀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50분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