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케이블채널 대표격인 CJ E&M이 원작을 비트는 패러디물인 ‘스핀오프’로 빈집털이 효과를 노리고 있다. 히트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강점은 그대로 이어가되 웃음 요소를 넣은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원작 바로 다음 시즌에 배치해 시청률 유지를 노린 것. tvN‘꽃보다 할배’를 극화한 ‘꽃할배 수사대’, ‘미생’을 패러디한 ‘미생물’, ‘더 지니어스’를 비교적 쉽게 다운그레이드한 ‘눈치왕 등 최근작만 치더라도 여럿이 꼽힌다.
그렇다면 CJ E&M은 끝없는 자기복제로 원했던 결과를 얻어냈을까. 올해 더욱 많이 제작될 스핀오프 프로그램들에 앞서 전작들을 짚어봤다.
‘꽃할배 수사대’는 지난해 5월 첫 방송된 스핀오프 드라마다. 나영석 PD 지휘 아래 신구, 이순재, 백일섭, 박근형 등 ‘꽃할배’와 이서진의 여행기로 히트친 ‘꽃보다 할배’를 패러디한 것으로 20대 수사관이 70대 ‘꽃할배’로 변해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원작에 나왔던 이순재를 비롯해, 변희봉, 장광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예능 프로그램을 극화한다는 재기발랄함으로 제작 전부터 크게 화제가 됐지만 평균 시청률 1%대(이하 닐슨 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원작(평균 6.5%대)에 미치지 못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더 지니어스’를 조금 더 쉽게 재편한 ‘눈치왕’도 조기종영된 비운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꾸준하게 매니아층을 이끌며 평균시청률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더 지니어스’에서 머리싸움을 빼고 눈치싸움을 더해 중간만 가는 참가자가 우승을 차지하는 콘셉트로 김준호, 김종민, 장수원, 유상무, 양세형 등이 출연했다. 원래 4회로 편성됐으나 ‘눈치게임’이란 콘셉트에 맞게 게임을 압축하다보니 2회로 줄어들었다는게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기대보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채 조용히 퇴장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을 낳는 부분이다.
↑ 사진 제공=CJ E&M |
‘미생’을 코믹하게 패러디한 ‘미생물’은 앞서 두 작품보다 나은 성적표로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체면을 세웠다. 장수원, 황현희, 장도연 등이 출연한 ‘미생물’은 ‘미생’의 명장면 명대사들 위주로 패러디해 원작과 다른 ‘병맛’ 웃음을 선사했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다. 평균시청률 2.1%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아직 ‘청출어람’인 격은 아니지만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빈집털이’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CJ E&M은 이후에도 다양한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나영석 PD의 히트작 ‘삼시세끼’의 어촌편이 스핀오프격으로 편성됐으며, ‘쇼미더머니’의 여성 래퍼 대결 버전인 ‘언프리티 랩스타’도 오는 29일 첫 방송된다. 이처럼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제작하면서 아직 국내에선 기반이 약한 패러디 문화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이를 수익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