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 드라마 ‘킬미, 힐미’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4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극을 이끄는 지성, 황정음, 박서준 세 배우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진행된 MBC 수목 드라마 ‘킬미, 힐미’ 공동인터뷰. 이날 세 사람은 입을 모아 “어려운 작품이지만 유쾌하다. 회차가 지날수록 숨은 뜻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극 중 해리성다중인격 장애를 앓는 차도현 역을 맡은 지성은 “아직 초반부여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곱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 고려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즐겁게 촬영중인데 4회까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다.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맡은 바 임무를 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정음은 “대본을 재밌게 읽고 즐겁게 촬영 중인데 생각보다 너무 연기가 어렵다”며 “힘들기도 하면서 보람도 있다. 빵빵 소리를 지르는 데 거부감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부담감을 덜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과 의사 오리진 역으로 분했다. 차도현 옆에서 도움을 주는 조력자다. 말괄량이 캐릭터여서 ‘거침없이 하이킥’ 시절의 황정음을 떠올리게 한다. 황정음은 “작가님의 글은 하이 코미디다.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웃기다”며 “‘거침없이 하이킥’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박서준 또한 “대본이 어렵지만 쉽게 풀어내고 있다. 김진만 감독님은 완급 조절에 탁월하다. 웃음 포인트에서는 확실히 웃겨준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복선을 깔아야 할 땐 또 확실하다”며 “대본만 봐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감독과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킬미, 힐미’는 캐스팅 난항을 겪으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풀 꺾었다. 지성이 확정된 후에도 ‘7개 인격’을 연기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우려를 없애고 성공적인 출발을 한 데엔 배우들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지성은 “배우들의 호흡이 좋다. 감독님께서 대본 이해를 도와주고, 배우들끼리 각자의 자리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어색함이 없다. 서로 시너지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 첫 회를 찍을 땐 스태프들 눈빛이 ‘쟤들 뭐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웃음이 전혀 없었다”면서도 “민망했다. 그렇지만 감독님과 나는 정말 즐겁게 웃었다. 드라마를 통해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성은 “시대적으로 이런 캐릭터가 드라마 주인공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자기 인생을 이겨내는 캐릭터가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며 “뉴스를 보면 ‘뉴스를 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 좋은 뉴스가 많다. 상식 이하의 사건도 손에 꼽을 수 없다.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어디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나 싶다”고 격해졌다.
그는 “‘킬미, 힐미’도 단순히 재미로 시작한 작품은 아니다. 내가 어떻게 이 사회에 힘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픽션’이지만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면 어떨까? 응원 차 힘을 주는 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재미 위주의 드라마가 아닌,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본다다. 타 방송사의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성은 마지막으로 “감독님도 한 장면 한 장면 진중하게 설명 해준다. 웃긴 장면임에도 눈물을 보일 때가 많다. 우리도 감동한다.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다. 지성, 황정음, 박서준이 주인공으로 열연 중이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