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드라마왕국의 부활’을 알린 MBC 드라마인들의 한 해 노고를 치하하고 축하해 주는 자리인 2014 MBC 연기대상이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에서 MC 신동엽, 수영의 사회로 진행됐다.
고상해 보이는 연기대상에도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과 당황스러운 상황 속 나온 순발력, 그리고 스타들의 재치 넘치는 멘트는 이어졌다.
“이유리씨 혹시 못 탈지도 모르니 긴장 풀어요” (신동엽)
다소 짓궂어 보이는 신동엽에 멘트는 사실 연기대상 초반, 후보발표에 앞서 유달리 긴장한 이유리의 긴장을 풀어주는 말이었다. 현재 이유리와 신동엽은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로 MC 호흡을 맞추고 있는 사이다. “혹시 못 탈지도 모르니 긴장 풀라”는 신동엽의 말은 이유리의 긴장을 한결 완화시켜 주었고, 덕분에 시작부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신동엽의 말과는 달리 연기대상의 대상은 이유리에게 돌아갔다.
“생방송 시상식 진행을 이십년 가까이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입니다” (신동엽)
신동엽의 재치가 빛났던 순간이었다. 여자 신인상을 받은 고성희가 들어갈 곳을 찾지 못하고 MC석 뒤를 지나갔던 일이었다. 연기시상식에서 역대급 해프닝이 된 고성희의 실수에 실제로 놀란 신동엽이지만 이에 당황하지 않고 “뒤쪽으로 지나갔어요. 아 깜짝이야. 아 또 지나갔어요. 웬일이야. 그 쪽으로 가시면 안 되고 저쪽으로 가셔야 해요”라고 호들갑스럽게 말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귀신인 줄 알았다. 뒤에 뭐가 지나가 길래. 생방송 시상식 진행을 이십년 가까이 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네요. 고성희씨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너스레를 떨어 더욱 폭소케 했다.
이후 시상을 위해 다시 단상에 선 고성희는 MC석 난입에 대해 “MC석에 난입했던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보니까 오늘 작정하고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머리를 묶었어요”
19금 멘트의 일인자 신동엽이기에 가능한 멘트였다. 베스트커플상 시상에 앞서 후보자 인터뷰에 나선 신동엽은 앉아있는 오연서를 인터뷰 하던 도중 “어휴 이렇게 보니까 오늘 작정하고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라고 잠시 뜸을 들인 후 “머리를 묶었어요”라고 능청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처음 민망한 웃음을 짓던 오연서는 헤어스타일을 칭찬하는 신동엽에 박장대소 했다.
“…이 상을 정중하게 거절하려 합니다”(백진희)
2부 초반 황금연기상 남자 부문 시상에서 배우 최민수가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최민수는 스케줄로 인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이에 같은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백진희가 대리수상을 하게 됐다.
최민수에게 수상소감을 미리 받았던 백진희지만 안타깝게도 쉬는 시간 도중 프린트한 종이가 사라졌고, 이에 그녀는 급하게 적는 데까지 적어 소감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급하게 펜으로 적는데까지 적었다”고 말한 백진희는 “안녕하십니까. 인천지검 민생안정팀 부장검사 문희만입니다.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 의미 있는 작품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MBC 김진민 감독님 이현주 작가에게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오만과 편견을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우리 민생안정팀에게도요. 허나 다른 때도 아닌 요즘 제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서 살고 있기 때문에 뭐라 할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래서 죄송스럽지만 이 상을 정중히 거부하려고 합니다”로 마무리 지었다.
의아해 하는 사람들을 보며 백진희는 “선배님 죄송해요. 뒤를 못 적었습니다”고 양해를 구했고, 이에 신동엽은 “‘거부합니다. 하지만’이라고 수상소감을 말했을 텐데 거부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말이죠” (김상중)
김상중의 대표 명대사 “그런데 말입니다”는 MBC 연기대상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정일우와 함께 최고작품상 시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김상중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특유의 말투로 “그런데 말이죠”라고 한 마디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상중은 “저는 짧은 거리를 오면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일우씨 팔짱을 끼라고 해야 할지, 제가 팔짱을 껴야 할지, 손을 꽉 잡고 와야 할지”라며 남남 커플의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김상중은 “더 황당한 건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여배우가 서 있는 자리라는 겁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다시 한 번 폭소케 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