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계속되는 부진 끝에 결국 시즌3를 제작하기에 앞서 재정비의 기간을 갖기로 했다. 폐지는 아니지만 시즌2 제작 당시와는 달리 바로 시즌3를 제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예능의 키워드는 육아예능, 가족예능, 그리고 체험 예능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아빠 어디가’가 있었다. 작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했던 ‘아빠 어디가’의 그야말로 방송계의 ‘핫이슈’였고, 그 인기만큼 2014년 선보이게 될 ‘아빠 어디가2’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형 만한 아우 없다고 했을까. ‘아빠 어디가2’는 시즌1과 같은 인기를 올리는데 실패했고, 심지어 비슷한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시청률 참패를 맛보기까지 했다. 아빠와 아이가 시골 오지로 떠나 엄마 없는 하룻밤을 보낸다는 콘셉트의 ‘아빠 어디가’가 예전의 명성을 맛보지 못하고 있는 사이, 엄마없는 하루 일상을 담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이의 귀여움에 힘입어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 것이다.
다행히 ‘폐지’는 피하게 갖게 됐지만, 이 같은 결과는 ‘아빠 어디가’에게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시즌2를 제작한다는 이유로 휴지기를 갖다가 그대로 폐지가 돼 버린 ‘사남일녀’의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시즌3가 언제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내비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잘 나갔던 ‘아빠 어디가’는 어쩌다 지금 이 상황까지 왔을까.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스마트폰과 게임기가 없고 엄마도 없지만, 대신 아빠 자연이 있는 시골 여행의 그 초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아빠 어디가’ 시즌1은 익숙했던 인형이나 게임기, 스마트폰을 버리고 대신 시골을 직접 체험하며 느끼는 아빠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재미를 선사해왔었다. 문명을 떠난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걸리게 했고, 좌충우돌 아이를 돌보는 아빠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었다.
‘아빠 어디가’는 단순히 웃음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첫 여행 당시 손을 잡는 것마저 어색할 정도로 서먹했던 성동일, 성준 부자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가까워지는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초심을 잃었다는 평을 주로 받았던 시즌2에서는 엄격히 말해 이 같은 재미도 감동도 다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끝이 다가와서일까, 아니면 제작진이 지적들을 수용해서일까. 최근 ‘아빠 어디가’는 잊어버렸던 초심을 다시 찾아가는 모양새다. 다른 요소보다 ‘아빠와 아이 단 둘이 떠나는 여행’이라는 목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진행된 초저가 배낭여행에서 제작진의 또 다른 초심찾기가 드러난 장면은 바로 안정환과 안리환 부자의 캐나다 여행이었다. 숙소에서 안리환은 씻어야 한다는 아빠의 말에도 딴 짓을 하며 기분 좋음을 표현했고, 그런 아들의 태도에 안정환은 화를 내기보다 그의 장난에 장단을 맞춰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수줍음이 많았던 안리환과 아들이 조금 더 남자답길 바랐던 안정화는 지난 1년 간 서로에게 다가갔고, 이제는 함께 장난칠 정도로 친밀한 부자가 된 것이다.
이후에도 안리환은 원숭이 흉내를 내며 아빠에게 재롱을 부렸고, 이후 그런 아빠에게 꼭 달라붙으면서 애정을 표현했다. 안정환은 그런 안리환의 돌발행동에 그야말로 ‘행복해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시청자들에게 훈훈함을 안겼다.
겨우 다시 재미와 감동을 찾았건만 너무 먼 길을 돌아온 ‘아빠 어디가’는 초심을 잃은 이의 씁쓸한 교훈을 남기며 내년 1월 말 종영된다. 빠르면 6개월, 길면 1년 안으로 다시 돌아온다고는 하지만 떠나가는 ‘아빠 어디가’에 시청자들은 못내 아쉬울 뿐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