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공연계 극 성수기인 연말연시. 치열한 공연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살벌한 대진표가 완성됐다. 공연 제작사들이 금지옥엽 키우고 가꿔온 야심작을 하나 둘씩 내놓으며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보증된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부터 브로드웨이 흥행 바람을 타고 국내에 얼굴을 내민 신작, 매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혈전이다.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화려한 쇼와 뭉클한 스토리로 승부수를 띄운 ‘킹키부츠’는 2013 토니어워즈 6관왕의 주인공. 2014 그래미어워즈 베스트뮤지컬앨범상을 차지하는 등 초연 1년 만에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디스코와 팝, 발라드를 넘나드는 다양한 넘버와 드래그퀸의 쇼가 특징이다. 파산에 직면한 구두 공장을 물려받게 된 청년이 우연히 아름다운 남자를 만나 여장 남자를 위한 ‘킹키부츠’를 제작, 이를 계기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쟁취한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몄다. 김무열, 오만석, 지현우, 고창석, 정선아, 윤소호, 최유하 등 배우들이 출연한다.
2012 토니어워즈 8관왕, 2013 그래미어워즈 베스트뮤지컬앨범상에 빛나는 또 하나의 신상은 ‘원스’는 세계를 휩쓴 영화와 마찬가지로 음악이 가진 힘을 극대화 시켰다. 떠돌이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출신 소녀의 만남을 음악적으로 풀었다. 윤도현, 전미도, 이창희, 박지연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한 데 모였다.
고전의 대대적인 각색으로 출사표를 던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뜨거운 기대작 중 하나다. 2006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된 뒤 2009년과 2012년 독일에서 공연된 데 이어 올해 한국 관객과 만났다. 국내 무대는 원작을 대대적으로 각색,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역사적 무게감은 줄이고 대중성을 택했다. 옥주현, 김소현, 윤공주, 차지연 등 국내 뮤지컬 여자 스타들이 총집합했다.
말이 필요없는 대표 흥행작인 ‘지킬앤하이드(연출 데이비드 스완)’는 여전히 뜨거운 호응 속에서 막을 올렸다. 2006년 일본 도쿄, 오사카에서 공연되며 뮤지컬 한류의 시작을 알렸다. 2010년엔 한국 뮤지컬계 단일 작품으론 최고 흥행 매출을 기록하는 등 불멸의 화제작이다.
영국 소설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해 인간 내면에 자리한 선과 악이 드러내는 이중성을 주제로 한다.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가 열연을 펼친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 위로 올렸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과 욕망은 결국 비극으로 치닫고 만다.
초연과 동시에 흥행성와 작품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그날들’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대로 관객을 찾았다. 한중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장에서 실종된 대통령 딸의 행적을 따라 20년 전 같은 날 사라진 자신의 친구 무영과 그녀의 흔적을 되찾아가는 경호부장 정학의 이야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에 친숙한 선율이 조화를 이룬다. 유준상, 강태을, 지창욱, 오종혁, 규현, 신다은 등이 출연한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성공하며 시즌제 뮤지컬의 가능성을 알린 ‘셜록홈즈’도 돌아왔다. 올해 초 ‘셜록홈즈2: 블러디 게임’으로 신선함을 준 시리즈가 1편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연출 노우성)’로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명탐정’ 셜록홈즈를 주인공으로 19세기 말 런던의 한 대저택을 배경으로 한다. 크리스마스 파티 후 사라진 여인 루시를 찾기 위해 세명의 의뢰인이 홈즈를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극. 송용진 김도현 안재모, 박혜나, 이주광, 테이 등 인기 스타들이 함께 한다.
이 외에도 신주쿠 뒷골목에서 간판도 없이 하루 종일 운영되는 식당 주인과 손님들의 사연을 담은 ‘심야식당’,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담은 ‘러브레터’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