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 호란 ‘미드나잇 고등어’
‘미드나잇 고등어’는 호란이 멘티이고 봉만대 감독이 멘토로 참여한 작품이다. SNS를 통해 소통하는 싱글 남녀의 멜로를 고등어라는 소재를 담았고, 모델 이영진과 정영기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페이스북에 글을 남길까말까 고민하는 이영진은 결국 “페스코 되어볼까(생선까지 먹는 채식주의자)? 요즘 부쩍 생선을 많이 먹는다”라는 글을 상태메시지에 올린다. 그런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는 정영기는 이영진의 페이스북을 보고 그 길로 고등어를 구입하러 마트로 뛰어간다.
그러나 결국 정영기의 발이 멈춘 곳은 횟집. 물속에서 헤엄치는 고등어 한 마리를 집어 들고 다시 집으로 뛰어간다. 그 후 사진을 찍으며 이영진과 함께 공유한다. 고등어로 하나 됨을 느끼는 이영진과 정영기, 그녀는 그를 모르지만 행복해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 미드나잇 고등어, 웃픈 여자 |
◇ 안영미 ‘웃픈 여자’
‘웃픈 여자’는 안영미가 연출했고 그녀를 이호재 감독이 도왔다. 거기에 절친 정유미가 출연해 화려한 무대 뒤 개그우먼의 실제 모습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았다. 패션지 그라치아 화보 촬영현장을 배경으로 강유미와 안영미가 촬영 차 현장에 도착한다.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이국주의 화보를 보고 돌직구를 날린다. “개나 소나 다 화보를 찍는구나” “국주는 개나 소가 아니다. 돼지다”라고 막말을 내뱉는다.
본격 촬영을 앞두고 강유미는 “우린 콧물 분장에 익숙하기에 이런 화보를 찍게 되면 들뜬다. 여배우는 좋겠다. 매일 예쁜 모습만 촬영하니까”라고 한탄하고, 안영미는 “날 실제로 본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데 그럼 뭐하냐. 오천만 국민이 이 사실을 알아야 되지”라고 투정 아닌 투정으로 개그우먼들의 서러움을 알렸다.
촬영장에서 두 개그우먼은 코믹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시크한 여자로 변신했다. 특히 안영미는 “예뻐요”라는 이호재 감독의 카톡에 부끄러워하며 “오늘 뭐하냐”고 데이트 신청을 예고한다. 그러나 답이 없고 이때부터 안영미의 좋았던 감정이 점점 우울로 바뀐다.
결국 개그우먼이라는 자격지심을 언급하며 “내가 여배우였다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그우먼이라 무시한 것이다”라고 발끈한다. 이에 강유미는 “난 피해의식 때문에 양악수술을 했다. 넌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더라. 그런데 사실 너 주사있다”며 안영미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폭로하며 갑자기 코믹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실망과 달리 안영미에게 이호재 감독의 답장이 전해지며 해피엔딩을 암시한다.
코믹, 진지를 오가는 장르의 자연스러운 변화가 돋보이며,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으로 미를 포기한 여자들의 고뇌가 뭉클함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다큐 형식이라 그 어떤 작품보다 몰입도가 강하다.
◇ 남규리 ‘속삭임’
남규리가 멘티이고 창감독이 멘토로 활약한 ‘속삭임’은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한 여자와 동네 편의점 알바생 남자의 소위 썸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반전이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작가 기린으로 활동 중인 남규리는 후드 티를 눌러쓰고 방에서만 생활한다. 그런 그녀의 귀에 정체불명의 남성 목소리가 들린다. 남규리는 이 속삭임이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대화까지 이어간다.
매일 작은 슈퍼를 찾는 남규리에게 반한 서준영. 두 사람은 서로를 의식하고 조금씩 썸을 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순간 후드 티를 눌러쓴 남규리의 모습이 요상하게 변화하며, 속삭였던 남성의 존재까지 드러나 충격 반전 그 이상이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돋보이며 그간 미모에 가려졌던 남규리의 연기력이 서서히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속삭임, 가제트 |
배한성이 멘티이고 이무영 감독이 멘토로 참여한 ‘가제트’는 외모 지상주의가 야기한 과도한 성형수술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성형과 외모 지상주의가 주요 소재이기에 공감되고 이해가 쉽다.
집에서부터 작업실까지 배한성과 마주친 모든 여자들의 얼굴이 똑같다. 때문에 배한성은 누가 누구인지 헷갈려하며 당황해한다. 결국 “여기도 우리 집사람, 저기도 우리 집사람”이라며 성형수술로 점점 얼굴이 닮아져가는 여성들을 언급한다. 그러면서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난 성우이기에 얼굴이 아무리 같아도 목소리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고 성우의 장점도 홍보, 웃음을 안긴다.
성형외과를 찾은 배한성은 얼굴이 같아지는 여성에 대해 걱정하면서 “아내가 원빈 아니면 소지섭 얼굴을 원하더라. 나는 다 상관없다. 아니다 저스틴 비버로 고쳐달라”고 수술을 요구하며, 남성도 여성 못지않게 성형수술에 관심이 많음을 알린다. 무엇보다 한 아이가 얼굴이 똑같은 여자들 때문에 자신의 엄마를 못 찾는 웃픈(웃기고슬픈) 상황도 표현되는데, 마치 미래를 예고하는 듯해 웃을 수만은 없다.
성우인 배한성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사태를 고발하는 내용, 웃픈 상황의 연속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올레 국제스마트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사실 스마트폰으로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찍는 건 어렵다. 촬영할 때 공을 들여야 되는데 이번 호란, 안영미, 남규리, 배한성의 작품을 보고 역대 최고의 멘토스쿨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며 “모두 호응이 좋았지만 특히 안영미의 ‘웃픈 여자’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이준익 감독님이 정말 좋아했고, ‘웃픈 여자’는 안영미 만의 코믹함과 특성이 살려있는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막식 당시 안영미가 ‘멘토스쿨을 통해 영화를 제작해보니 이젠 영화를 관람할 때 팔짱을 끼지 않고 볼 것이다. 앞으로 코믹한 요소를 담은 작품들을 골고루 찍어보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며 “호란의 ‘미드나잇 고등어’ 역시 그녀만의 색이 들어갔고 수중촬영으로 스마트폰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남규리의 ‘속삭임’은 남규리가 연기, 연출 모두 한 작품이다. 자신의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상황 등을 담았다. 배한성의 ‘가제트’도 독특하다. 본래 배한성의 꿈이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