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여겨졌던 선거문화도,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자랑하는 21세기, 아날로그 감성이 여전히 묻어있는 라디오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하면 달랐다.
지난 11일 MBC의 라디오를 들려주는 온라인·스마트폰의 MBC 미니 서버가 폭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라디오스타’ 특집으로 실제로 일일 DJ에 도전하면서 평소보다 많은 인원들이 라디오를 듣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라디오 청취 예상 건수만 100만 건 이상,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무한도전’의 라디오 DJ도전은 순식간에 연예계 화제를 떠오른 것은 물론이고, 각종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는 위엄을 자랑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오전 7시 박명수의 ‘굿모닝 FM’을 시작으로 오후 12시 정준하의 ‘정오의 희망곡’ 2시 노홍철의 ‘두시의 데이트’ 6시 정형돈의 ‘음악캠프’ 10시 유재석의 ‘꿈꾸는 라디오’ 자정 12시 하하의 ‘푸른밤 하하입니다’까지. 청취자들은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하루 동안 라디오 DJ와 리포터를 진행했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열광했고 “10년 만에 라디오를 듣게 됐다”는 청취자가 줄을 이어 등장하기도 했다.
다양한 도전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며, 단단한 팬 층을 형성한 ‘무한도전’이지만, 올해 상반기 성적은 ‘무도의 위기론’이 떠오를 정도로 좋지 못했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는 도전의 감동을 극대화 시켜주는 장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한 번 놓치면 그 흐름에 쉽게 합류하기 어렵다는 부작용도 있었다. 물로 단순히 계속된 장기 프로젝트의 문제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의 모태가 되는 ‘무모한 도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시청률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연 멤버인 길이 음주운전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하차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프로그램 내 위기론을 더욱 가중시켰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영리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같은 위기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을 프로그램 속으로 끌어들이며 쌍방향 소통을 꾀한 것이다. 한창 위기의 순간 내 놓은 특집은 바로 ‘무한도전’의 10년 미래를 이끌 리더를 선출한다는 ‘선택 2014’이었다. 6.4 지방선거와 맞물려 투표독려 프로젝트로 진행된 ‘선택 2014’는 ‘무한도전’의 현재에 대해 진단함과 동시에 ‘시청자가 직접 선택한 리더’를 내세우며 대중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들였다.
‘선택 2014’를 통해 단순한 방관자에서 순식간에 참여자가 된 시청자들은 이 같은 ‘무한도전’ 특집에 열광했고, 예능프로그램으로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참여율을 자랑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 ‘선택2014’는 단순히 시청자들을 웃기려 하기보다 ‘개인이 하나의 체제에 가장 적극적이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투표’라는 것을 알리며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공익성과, 한 방송이 전할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을 증명했다.
이번 ‘라디오스타’ 특집이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은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시청자들을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라디오 DJ에 도전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여주며 가공되지 않은 재미를 높였으며, 라디오가 청취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무한도전’이 MBC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라도 뭔가 다른 ‘무한도전’ 그 인기의 비결과 힘의 원천인 ‘시청자와 소통’은 바로 장수 인기의 진정한 원동력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