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올해 여름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뜨거웠다. 다양한 영화가 관객을 만났지만 특히 기대작으로 꼽히던 한국영화 4편이 줄줄이 개봉하면서 더욱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였다.
8월이 지나고 9월로 들어서면서 치열했던 여름대전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 영화는 큰 기대감이 오히려 독이 됐으며,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영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번 여름대전에서 어떤 영화의 희비가 엇갈렸을까.
‘명량’은 여름대전에서 가장 활짝 웃은 작품이다. 이순신 장군의 가장 드라마틱한 전쟁 ‘명량대첩’을 통해 현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하며 대한민국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명량’은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개봉 18일째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 1600만 관객 돌파 등 진기록을 세우며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누적 관객 수 1699만7422명(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한 ‘명량’은 1310억9335만8310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명량’은 매출액에서 세금 13%를 제외하고 190억원의 제작비를 감안하더라도 어마어마한 매출액을 기록했다.
◇ 맑음 -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적’은 한국영화 빅4 중 최약체로 꼽혔던 작품. 그러나 경쟁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관객의 기대감은 오히려 득(得)이 됐다. 낮은 기대감으로 영화를 관람했던 관객들은 재밌고 유쾌한 이야기가 의외로 웃음을 빵빵 터뜨리게 만들었고, 독보적인 웃음 코드 하나로 전 세대를 사로잡으며,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
입소문이 꾸준히 관객을 끌어 모으면서 ‘해적’은 누적 관객 수 715만1291명을 돌파했다. 제작비 170억 원에 손익분기점은 약 480만 명인 ‘해적’은 547억1835만2506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름대전 막판에 활짝 웃었다.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의 조합, 그리고 강동원과 명품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관객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던 ‘군도’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군도’는 오락영화로 적당하다는 호평도 받았지만 높게 올라있던 관객들의 기대에 만족감을 주지 못했고,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된 것에 이어 ‘명량’ ‘해적’ 등이 가세하면서 부진한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이에 급격히 줄어든 관객 수로 ‘군도’는 누적 관객 수 477만1710명을 기록, 손익 분기점인 관객 55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165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군도’는 369억6450만0899원의 매출을 올렸다.
◇ 매우 흐림 - ‘해무’
한국영화 빅4 중 유일하게 19세 관람불가라는 핸디캡이 있었던 ‘해무’는 핸디캡에 ‘명량’의 흥행세가 겹치면서 어느 정도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와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개봉 이후 공감이 가지 않는 몇몇 장면과 캐릭터 설명 부족 등의
‘해무’는 누적 관객 수 146만8139명을 기록했다. 이는 손익분기점 300만 명의 반도 넘지 못한 기록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제작비는 100억 원으로, 116억4773만6219원의 매출을 올렸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