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막장의 요소가 있을지언정 절대 자극적으로 풀어나가지 않겠다던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는 지금 어떤 꽃들이 피어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엄마의 정원’이 건강하고 밝은 향내를 내기보다 비뚤어지고 잘못된 기운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의 정원’을 향한 인기는 뜨겁다. 지난 한주 동안 평균시청률 1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최고시청률 14.9%(8월18일)을 기록한 ‘엄마의 정원’은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석권한지 오래다. 첫 방송 시청률 9.4%로 시작해 6.5%까지 떨어졌던 초반과 비교하면 현재의 ‘엄마의 정원’은 괄목할만한 성적. 이 같은 ‘엄마의 정원’은 MBC가 9시 ‘뉴스데스크’를 대신 그 자리에 일일드라마 편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다.
‘엄마의 정원’의 시청률 상승곡선 뒤에는 바로 ‘막장 시어머니’ 경숙(김창숙 분)의 활약이 한몫했다. 처음 극에서 그려진 경숙의 캐릭터는 부잣집 마나님이기는 하지만 ‘사모님’이라고 불리기에는 2% 허술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인물이었다. 위압적인 남편과 함께 살면서 자식사랑이 지극했던 경숙은 점차 악독한 시집살이를 보여주는 시어머니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 사진=엄마의 정원 캡처 |
경숙의 극심한 반대에도 결혼에 성공한 윤주는 기준과의 결혼에 성공했고, 이후 윤주의 ‘시월드 고생기’는 활짝 열린다. 마지못해 윤주를 며느리로 받아들인 경숙은 유능한 수의사였던 윤주에게 압박을 가해 동물병원을 그만두게 할 뿐 아니라, 그가 하는 집안일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윤주를 들들 볶아왔다. 심지어 성준(고세원 분)과 결혼을 앞둔 부잣집 딸 혜린(유영 분)과 드러내놓고 차별을 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 했다.
경숙의 막장행동은 손자에 대한 집착이 더해지면서 가중된다. 손자에 대한 욕심이 큰 경숙은 계속해서 윤주에게 임신을 강요해왔다. 그 상황 가운데 윤주의 불임사실을 알게 된 경숙은 윤주에게 대리모를 권유할 뿐 아니라, 급기야 윤주의 어머니들에게 찾아가 “딸이 하자가 있으니 다시 데리고 가라. 그게 경우 아니냐. 윤주 때문에 우리 집이 개족보가 됐다”는 모욕적인 언행을 하기까지 이르렀다.
세상은 넓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라지만, 확실히 작품 속 경숙의 모습은 일반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오히려 구시대적인 고루한사고, 몰상식적인 행동, 남을 배려하지 않는 언어폭력, 이혼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 속 시어머니들과 더 흡사하다.
지난 3월 진행됐던 ‘엄마의 정원’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막장 소재는 있을지언정 이를 자극적으로 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 PD의 말과는 달리 ‘엄마의 정원’의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은 “주인공 커플이 헤어지기 바란 건 이번 드라마가 처음이다. 무조건 참고 견디는 주인공이 이해되지 않는다.” “‘엄마의 정원’을 보면 늘 화가 난다.” “경숙 이라는 인물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등으로 불만을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엄마의 정원’이지만 지금의 모양새는 이전 일일드라마들과 같은 막장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고부갈등을 선택한 ‘엄마의 정원’이 이대로도 좋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