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일 년에 적게는 한 편, 많게는 네 편까지, 리메이크 드라마는 국내 안방극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올 한해만 해도 tvN ‘마녀의 연애’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KBS2 ‘내일도 칸타빌레’ tvN ‘라이어 게임’ 등 벌써 네 작품이나 제작될 정도로 해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하며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해외 드라마가 리메이크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한 번 성공을 거뒀던 경험이 있는 만큼, 순수 창작 드라마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한 차례 검증을 받은 만큼 제작에 대한 부담도 없고, 더 나아가 외국의 인기드라마가 리메이크 된다는 사실 만으로 이슈가 되는 만큼 홍보적인 효과도 톡톡히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원작이 있는 만큼 스토리 파악이 쉬운 해외 리메이크 드라마는 단기간에 제작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만들어진 큰 틀이 있는 만큼 이야기들을 국내 정서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만 신경 쓰면 되고, 한국드라마 특유의 영상미와 긴 런닝타임을 활용한 감정묘사를 더해진다면 때로 ‘원작을 뛰어넘은 리메이크’라는 타이틀로 역수출을 노려볼 만하다. 여기에 국내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참신한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연인과의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스토리 등은 해외 리메이크 드라마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며 안방극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이는 아무리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라도 국내 정서에 맞추려는 시도가 없다면 이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작년 방송됐던 MBC ‘여왕의 교실’과 SBS ‘수상한 가정부’는 이와 같은 사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왕의 교실’과 ‘수상한 가정부’는 작품성에 대해 이미 검증됐을 뿐 아니라, 고현정과 최지우라는 인기 여배우들이 출연해 활약했음에도, 정작 성적은 저조했다. 원작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작위적인 설정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이끌고 나가면서 국내 정서에 반하는 장면이 속속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 소개된 해외 리메이크 드라마의 성적은 썩 좋다고 하기 어렵다. ‘꽃보다 남자’ ‘하얀거탑’ 등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 못지않게 지금은 이름조차 기억나기 어려울 정도로 아쉬운 성적을 거둔 작품 역시 많다.
지난 6월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 미국 리메이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tvN 드라마 ‘나인’ SBS드라마 ‘별에서 온 남자’ 등의 드라마 판권을 수철한 적은 있으나,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가 아닌 미주 지역에서 리메이크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어 지난 8일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중국판으로 리메이크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리메이크 제작을 맡은 로이미디어는 그동안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마이걸’ ‘열아홉 순정’ 등 다양한 국내 드라마를 중국드라마로 리메이크 해 왔던 제작사다.
그동안 드라마 수입국 위치에 놓였던 한국드라마는 도리어 현재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리메이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도 배용준, 송윤아 주연의 ‘호텔리어’가 제작돼 방영됐으며 ‘마왕’ ‘미남이시네요’ 등의 작품들이 다시 제작돼 방송됐다. 아시아권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풀하우스’의 경우 대만과 필리핀, 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리메이크 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들이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으면서 리메이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내 드라마 위상도 높아지는 가운데, 무조건 해외 리메이크 드라마 제작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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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