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 사진=이현지 기자 |
“촬영 당시엔 어느 정도 고생할 각오를 했어요. 제가 촬영장에서 원래 까부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좀 자중했죠. 육체보단 정신적으로 고생한 작품입니다. 저도 부모의 입장이라서 극 속 역할과 비교하기 싫었지만, 비교하면서 찍었어야 했어요. 추운 것은 생각보단 덜 심했어요.”
‘방황하는 칼날’은 한 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버린 아버지,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드라마이다. 이 영화는 ‘백야행’ ‘용의자X’를 집필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베스트셀러’로 주목 받았던 이정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처음 ‘방황하는 칼날’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매우 디테일하다는 것을 느꼈죠. 무엇보다도 실화 같은 시나리오라서 많이 공감됐어요. 감독님을 통해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이야기가 정말 탄탄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정재영은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딸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피해자 그리고 아버지란 이름으로 심판을 대신할 수밖에 없었던 살인자의 모습까지 정재영은 극중 상현이라는 인물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섬세한 내면 연기로 표현했다.
“이전 작품과 달리 ‘방황하는 칼날’은 저를 더 비우고 시작했어요. 상현은 평범한 가장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설정을 갖고 시작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상현은 세상의 어떤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했어요. 누군가의 죽음을 인정하기 싫은 마음, 북받쳐 오르는 눈물까지, 이번 영화를 통해 난생 처음 느껴보는 상황을 겪었죠.”
↑ 사진=이현지 기자 |
‘방황하는 칼날’은 딸을 죽인 공범을 쫓는 상현, 그리고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뀐 그를 쫓는 억관(이성민 분)을 담아냈다. 이 영화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린 아이러니한 상황과 함께 끊임없는 내적 갈등과 딜레마를 겪는 두 인물을 그렸다. 신뢰감을 안겨주는 연기파 배우 정재영과 이성민, 두 남자의 연기 앙상블은 보는 즐거움을 한층 배가 시켰다.
“(이)성민이 형과 전 같은 길을 걸어왔어요. 비슷한 생각과 감수성을 지녔죠. 그리고 저하고 바라보는 시선도 같고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형제 같은 존재죠. 촬영할 땐 연기에 몰입을 위해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끝나고 나면 술자리를 통해 교감 했어요.”
↑ 사진=이현지 기자 |
촬영이 없을 때 여가활용을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니 깜짝 놀랄만한 대답이 돌아왔다.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