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요즘 드라마와 예능은 특유의 색이 사라지고 여러 가지가 결합된 복합 장르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을 구분하는 경계가 사라졌지만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요소들도 넘쳐나고 있다.
최근 방송가의 가장 큰 화제작은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다.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로맨스에 소시오패스 이재경(신성록 분)의 실체를 밝히는 미스테리 요소까지 가미돼 눈을 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 사진=SBS, JTBC |
지난 4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도 첫 회부터 신경전을 펼치는 이범수와 윤아의 모습을 무술고수로 표현해 코믹한 액션신으로 시선몰이를 한 바 있다.
이들과 달리 황당한 설정으로 예능 같은 드라마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시청률 50%에 육박하는 KBS2 ‘왕가네 식구들’은 황당한 설정의 연속이다. 두 딸을 치열하게 차별하는 엄마, 며느리를 뽑기 위해 오디션까지 주최한 시아버지,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남편과 자작극을 펼치는 아내 등 줄줄이 나열하기에도 길다. 하지만 이러한 자극적인 요소들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어 시청자를 고정시킨다.
↑ 사진=KBS |
아이들만 관찰 예능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KBS2 ‘맘마미아’는 기존의 단체 토크쇼 포맷을 버리고 ‘엄마와 함께하는 24시간’으로, SBS ‘자기야’도 부부들의 이야기에서 가깝고도 먼 관계인 처갓집과 사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는 포맷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러한 변신은 현재까지 성공적인 상태다. 비방송인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이러한 방송 스타일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며 식상해진 프로그램에 응급조치를 하게 됐다.
웃음 코드를 빼다 못해 아예 다큐멘터리가 되기도 한다. SBS ‘심장이 뛴다’는 소방대원들로 분한 스타들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삶고 직업에 대해 재조명하고 시민의식을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방송된 하지절단 환자 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생사가 오가는 위급상화임에도 구급차에게 길을 내주지 않는 대한민국 시민의식의 현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구급차를 위해 터진 길에 끼어들기까지 하는 차량의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다. ‘심장이 뛴다’는 예능으로 웃음을 선사하지도, 시청률로는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진정성을 담을면서 뜻하지 않게 교훈을 전달하게 됐다.
↑ 사진=SBS |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