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새로운 작품을 위해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려 노력했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엔 캐릭터를 재활용 하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화제작으로 떠오른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는 전진현, 김수현 두 배우의 케미(케미스트리)에 연기력, 로맨스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장르까지 다양한 흥행 요소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든 것은 박지은 작가의 쫄깃한 대사와 넘치는 개그감이다. 특히 박지은 작가는 전지현과 김수현의 전작들까지 깨알같이 언급하며 작은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다.
↑ 사진=SBS ‘별그대’ 방송캡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베를린’ 포스터 |
이는 전지현의 전작 영화 ‘베를린’과 김수현의 전작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 모두 극 중에서 북한 사람을 연기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별그대’는 카메오도 남달랐다. 지난 2012년 방송돼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MBC ‘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과 호흡을 맞춘 정은표가 등장했던 것. 정은표는 외계인 도민준이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만들어준 부동산 중개업자 ‘집주름’으로 출연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왕과 내관으로 항상 붙어 다니며 찰떡 호흡을 보여줬던 두 사람으 ‘별그대’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 사진=SBS ‘별그대’ , MBC ‘해품달’ 방송캡처 |
‘쌍화점’에서 공민왕을 연기한 주진모이기 때문에 ‘기황후’는 시작 전부터 같은 비교가 된 바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주진모는 “‘쌍화점’과의 차이점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라는 센스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비교를 ‘기황후’는 적극 이용했다. 거문고를 연주하는 왕유의 모습은 영화 ‘쌍화점’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공민왕을 떠올리게 했다.
또한 극 중에서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한 승냥(하지원 분)에게 거문고를 가르쳐 준다는 이유로 백허그를 하게 됐고 두 사람은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러한 설정도 ‘쌍화점’에서 여자가 아닌 남자를 사랑하는 공민왕의 모습으로 보여졌다.
전작 캐릭터를 언급하는 것을 드라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선 새 코너‘고조쇼’가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바로 지난해 방송됐던 ‘남자뉴스’에 등장했던 고조 할아버지 캐릭터였던 것.
↑ 사진=MBC ‘기황후’ , KBS ‘개콘’ 방송캡처 |
이처럼 과거 캐릭터가 언급 되는 것은 재미는 물론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새로운 창조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시청자들고 깨알같은 패러디와 대사들을 통해 전작들을 찾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