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몇 년 사이 웹툰이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 게임 등으로 다시 태어나며 대중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중 웹툰에 대해 가장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곳은 충무로다.
역대 웹툰 원작 최고 흥행작인 강우석 감독의 ‘이끼’(340만명)에 이어 강풀 원작의 웹툰을 극화한 두 편의 영화 ‘이웃사람’(243만)과 ‘26년’(294만)이 성공하며 본격적인 붐이 불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7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 배우 김수현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웹툰의 인기에 정점을 찍었고,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웹툰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TV도 예외는 아니다. tvN ‘위대한 캣츠비’, KBS2 ‘메리는 외박중’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패션왕’에 이어 20일 첫 방송된 ‘예쁜 남자’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사진=각 작품 공식포스터 |
웹툰의 검증된 스토리와 인기다.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의 시나리오의 경우 흥행여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웹툰의 경우 즉각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투자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소재라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무시 못 하는 것은 휴광효과다. 인기가 많은 웹툰이 콘텐츠와 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기존의 웹툰 팬들은 관심을 보인다. 이에 어떠한 스타가 캐스팅이 되는지 여부부터 언제촬영을 하고, 어디에서 보이는지 까지 사소한 것이라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더불어 특정 웹툰의 팬이라면 그 웹툰이 어떻게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서 한 번은 꼭 볼 것 같은 이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웹툰만의 장점이다. 웹툰은 스토리나 캐릭터를 그림으로 묘사하기 때문에 소설보다 더욱 생생한 묘사를 할 수 있으면서도, 콘텐츠 소비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둘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웹툰은 보는 사람에 따라 보다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만 쏙쏙 이용해 성공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훈(Hun) 원작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것이다.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누적 조회수 2억 5천만 건을 기록한 그야말로 인기작이자 화제작이다. 남한 달동네 바보가 사실 알고 보니 북한 최정예 간첩이었다는 설정과 따뜻한 가족의 품을 느끼게 해준 동네 사람들. 그리고 시시각각 주인공을 조여 오는 적대자의 움직임까지, 웹툰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준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바탕으로 주인공 김수현과 이현우, 박기웅 세 사람이 각각의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고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호를 받았다. 이후 영화의 파급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웹툰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출연했던 김수현, 이현우, 박기웅은 인기와 함께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고정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웹툰 일수록 대중들의 외면도 쉽게 받을 수 있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웹툰 원작의 고유의 맛을 살리지 못할 경우 더욱 질타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경우 설리, 민호, 광희 등 당대 최고의 인기 아이돌을 작품의 주인공으로 섭외,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웹툰
이처럼 웹툰이라는 요소는 제대로 활용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반대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다른 작품보다 배로 질타와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