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브라운관 속 예능프로그램이 발칙해졌다. 아무리 심야 방송이라고 해도 남녀 사이의 성적인 이야기를 금기시하거나 조심스러워하던 1990년대말 2000년대 초반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사진=SNL코리아 캡처 |
이랬던 ‘19금’ 예능이 화려하게 꽃핀 것은 2011년 tvN ‘SNL코리아’가 출범하면서 부터일 것이다. 미국 방송사 NBC로부터 판권을 수입해 제작한 ‘SNL코리아’는 본격적인 ‘19금’ 유머를 표방하며 인기를 끌었다. 지상파에서 감히 시도 할 수 없는 과감하고 노골적인 개그는 큰 화제가 됐고, 이후 ‘SNL코리아’는 자칭 타칭 ‘변태연기의 달인’ 신동엽과 만나며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이라는 뜻의 은어)과 ‘병맛(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 유머의 시대를 열어나갔다.
이후 ‘SNL코리아’의 열풍에 힘입어 ‘하하의 19TV 하극상’ ‘강예빈의 불나방’ 등 ‘19금’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하나 둘 씩 등장하며 조용한 붐이 일어나게 됐다. 그러다 이들 모두 올해 초 4월 막을 내리면서 그렇게 ‘19금’ 열풍이 식는 듯했다.
이후 잠시 주춤거리던 ‘19금’ 예능은 ‘마녀사냥’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하게 된다. 치명적 매력으로 남자를 뒤흔드는 마성의 여자 ‘마녀’들에 대한 남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마녀사냥’은 솔직한 ‘성 이야기’를 들려주며 새로운 인기 프로그램으로 부상하게 됐다. 19금의 최고봉 신동엽과 무성욕 캐릭터를 앞세운 방송인 허지웅, 최근 대세로 떠오른 샘 해밍턴, ‘발라드의 왕자’에서 ‘야한 오빠’가 되버린 성시경 등 각계각층 ‘19금’의 대가로 불리는 4명의 MC의 조합이 펼쳐내는 ‘어른의 유머’는 그야말로 기가 막혔다.
사진=SBS |
사실 과거 케이블이 태동하던 초창기, CJ E&M계열로 대변되는 수많은 케이블 프로그램들은 지금의 ‘19금’ 예능보다 더욱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것은 19금 예능에 열광하는 오늘날과는 당시 케이블 프로그램의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질타하며 폐지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는 그때의 사회가 지금보다 사회보다 더 보수적이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공감’을 추구하는 현재의 ‘19금’ 예능과는 달리 당시의 프로그램들은 그저 ‘자극을 위한 자극’만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사진=마녀사냥 캡처 |
하지만 ‘19금’ 예능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제제의 강도가 자유로운 케이블과 종편에 한한 이야기다. 공익성과 더불어 다양한 시청 층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엄격한 잣대 아래, 최대한 스스로 수위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근 성에 대해 자유로워진 사회 분위기에 따라 지상파 속 ‘19금’이 조금씩 자신의 본색을 보이고 있다. 독한 예능으로 잘 알려진 MBC ‘라디오스타’나 혼자 사는 남자들의 솔직한 일상을 보여주는 ‘나혼자 산다’를 통해 예전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을 ‘성욕’이라는 단어들이 언급되는 것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