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고현정은 “촬영장이 너무 더워 반신욕 하는 기분이다”며 “평소 같으면 촬영 빨리 하고 집에 가자 할 텐데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 집에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촬영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에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선생님 혹시 이런 얘기 아세요?’라고 말을 건다”며 아이들이 알려준 말장난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오렌지를 먹은 지 얼마나 오랜지’ ‘구하라를 구하라’ ‘구혜선을 구해선 안돼’ ‘축구가 끝나고 공이 가장 많이 남은 나라는 남아공’ 같은 소위 유치개그다.
고현정은 “촬영이 들어가도 아이들이 해준 얘기가 생각나서 키득거릴 때가 많다. 이 친구들과 있을 때는 진짜만 얘기하는 기분이다. 머리카락 하나 얼굴에 붙은 것 가지고도 웃음이 터진다”고 말했다.
아이들에 대한 고현정의 시선에는 애정이 담뿍 담겼다. 고현정은 “드라마 하면서 언제 이 친구들을 보겠나 싶은 순간들이 많다. 가능한 많이 눈에 담아둬야지, 다시는 올수 없는 순간이 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혹 사춘기를 맞거나 사춘기를 막 통과하고 있는 어린친구들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다. 고현정은 “지나고 보면 사춘기 때가 가장 편하다. 날카로워 지기만 하면 되니까. 그 시기가 지나면 타협도 해야 하고 더 힘든일도 많을 거다. 지금 사춘기를 심하게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두 번 다시 안 오는 사춘기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어린 배우들을 챙기는 마음도 각별하다. 수영장 씬에서 여자 아역배우들의 생리 날짜를 물어 촬영일정을 조정한 것도 고현정이다.
“연출가도 남자분이고 어찌보면 노출신이기도 하다. 당연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일텐데 아무도 얘기 못할 것 같았다. 배려 해주고 집중해서 안전하게 찍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써 아이들에 대한 평가도 후하다. 일전 고현정은 해당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아이들에게는 배울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고현정은 당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애들이 어른들을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어른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곧이곧대로 얘기하면 왜 배우는 것이 없겠나. 아이들 만의 천진함은 부러운 것이고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고현정은 아역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극찬하며 “놀라운 캐스팅인 것 같다. NG를 안낸다. 대단한 배우들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 다들 ‘한큐’가 있다. 그 ‘한큐’를 놓치지 않는 배우 근성이 보여서 새삼 내 초심도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드라마가 끝나면 집에 놀러가고 싶다는 아역 배우들에게 “집에 오신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냐”며 “대신 음식은 시켜먹는 걸로 하자”며 화통하게 웃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