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범은 "이런 큰 프로젝트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또 "운이 좋아서 대단한 배우들과 만났다"고 겸손해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우들과 균형도 맞추며 작업을 완성해냈다"고 회상했습니다. 한 가지 더. "영화는 역시 감독의 예술이구나.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는 걸 공부하게 됐다"고 감탄했습니다.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최고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미션을 그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 ‘베를린’에서 류승범은 북한군 장교 동명수를 연기, 영화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동명수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냉혈한으로 등장했습니다. 하정우나 한석규 등과 비교해도 존재감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선배들과 연기를 하다 보면 이상한 오기가 발동해요. 제가 승부욕이 강한 편이거든요. 좋게 얘기하면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좋은 선배들과 연기하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선배들로부터 ’승범이와 작업해서 좋았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다른 동료와 연출자분들한테도 그렇고요. 그런 바람이 제 승부욕의 원동력인 것 같아요."
류승범은 형인 류승완 감독과 데뷔작부터 꽤 많은 작품을 했습니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주먹이 운다’(2005), ’부당거래’(2010) 등이 ’류 형제’ 작품입니다. 캐스팅 과정에 개인적인 관계가 들어갈 것 같다고 물으니 웃었습니다.
최근 들어 류승범은 밝고 유쾌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9월 개봉한 ’용의자X’ 당시 만해도 다가가기 어려운 인물이었는데 현재는 표정부터 바뀌었고, 잘 웃는 사람이 됐습니다. 가치관의 변화가 가장 크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한국행 일본 비행기에서 7시간이나 갇히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마인드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 ’항상 웃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사람이 쉽게 변하겠느냐마는 ’긍정적으로 바라보자’고 생각한다. 어떤 시간과 공간, 사람들과 있더라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한다. 누군가가 나를 만났거나, 나를 떠올릴 때 기분이 좋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류승범은 ’베를린’을 향한 만족도가 높다고 했습니다. 액션 스케일과 비주얼은 특히 기대 이상이었다고 좋아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일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개봉 4일 만에 168만여명(영진위 기준)이 관람했고, 관심이 높습니다. 계속해서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정말 감독님(형을 감독님이라고 표현했다)이 많이 고생했어요. 손뼉 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의 일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 순 없지만,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아무나 못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과 영화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자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주고 받아요. 저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사진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