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영화의 귀재로 평가받으며 감독과 제작자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극장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댄싱퀸’(감독 이석훈·제작 JK필름)의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영화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자 1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순제작비 34억원(총 제작비 54억원)이 든 ‘댄싱퀸’은 180만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적이 있는 그가 고작(?) 200만명 동원에 눈물겹게 고마워하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받은 상처가 깊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지난해 여름 영화 ‘퀵’(감독 조범구)과 ‘7광구’(〃김지훈)를 잇따라 제작, 시장에 내놨지만 생각만큼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1000만 관객’을 목표로 한 100억원대 영화 ‘7광구’는 큰 상처를 남겼다.
윤제균 감독은 “계속 잠수를 타고 싶었다”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유는 “너무 창피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퀵’, ‘7광구’가 한국 영화계를 뒤집고 엄청난 반응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고백했다.
폭탄을 매달고 도심을 내달리는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퀵’과 괴물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국내 최초 3D 상업영화 ‘7광구’를 선보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의 존재감을 알지 못하는 75세 노모에게는 인터넷 사용법까지 알려주며 흥행을 자신했다.
윤 감독은 두 영화 개봉을 즈음해 공식석상에 얼굴도 자주 비췄고,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수차 응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 ‘7광구’의 국내 성적은 낙제점이었다.
그는 이번 ‘댄싱퀸’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제작자의 이름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도 “제발 내 이름 좀 빼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참석이나 인터뷰 홍보 등의 ‘연례행사’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흥행 실패가 이어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극장가에서 2007년 석궁테러를 소재로 한 ‘부러진 화살’이 집중 관심을 받으며 ‘댄싱퀸’의 흥행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지만, 윤 감독은 지난해에 비해 괜찮은 반응인지 개의치 않아 했다.
윤 감독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가 이제 인터넷도 하고, 글도 모두 읽을 수 있게 됐는데 ‘7광구’가 개봉하고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왜 아
하지만 그는 관객의 혹평을 교훈삼고 있다. 코믹 감동 드라마 ‘댄싱퀸’은 현재 선전 중이고, 조만간 ‘미스터K’, ‘템플스테이’ 등도 간판을 걸 예정이다. 다음 작품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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