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훈, 승리. 사진|스타투데이DB |
2년 만에 만난 10년지기 '절친'의 첫 인사는 놀랍게도 법원에서도 '엄지 척'이었다.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31)와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31)이 2년 만에 법원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지난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승리의 군사재판 16차 기일에서 마주했다.
승리, 유인석, 정준영 등이 포함된 일명 '버닝썬 단톡방' 멤버 중 한 명인 최종훈이 승리의 성매매 알선 및 불법 촬영, 특수폭행교사 혐의 관련 증인 신문에 나선 것. 집단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종훈은 이날 푸른 수의를 입고 교도관에 이끌려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종훈의 표정은 다소 상기돼 있었으나 피고인석에 앉은 승리를 발견한 뒤엔 줄곧 승리를 향했다. 짧게나마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고, 최종훈은 법정 가운데 증인석에 착석하기 직전, 오른팔을 아래로 뻗은 상태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승리에게 전한 소리 없는 인사. 시종 담담한 표정이던 승리는 이를 보더니 잠시 헛웃음을 지으며 풀어진 표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과거 연예계 동갑내기 '절친'으로 통했지만 2019년 '버닝썬 사태' 및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터진 뒤 나란히 연예계를 은퇴한 상황. 이날 한 명은 군복을 입은 채 피고인석에, 또 한 명은 죄수복을 입은 채 증인석에 앉게 되는 얄궂은 장면을 연출했다.
증인 신문은 특수폭행교사 혐의와 관련해 주로 이뤄졌다. 최종훈은 경찰 조서 속 '승리가 유인석과 깡패를 누가 부를 지 얘기했던 것 같다. 승리가 양현석이 알고 지내는 사람을 부르겠다 하다 유인석이 '연예인인 네가 그러면 어떡하냐'고 했다'는 내용의 진술에 대해 "두 사람이 누군가를 부르려 한 건 맞지만 승리도 유인석도 깡패라는 단어를 쓴 적은 없다. 그냥 누군가를 부른다고 하길래 '깡패겠구나' 혼자 추측했고, 조사 당시 경찰이 '현장에 온 사람들이 깡패'라고 말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 최종훈. 사진|스타투데이DB |
이날 최종훈은 경찰 조사 과정을 상기하며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종훈은 "경찰들이 내 사건도 아닌 일을 계속 집요하게 물어봤다. 그래서 경찰이 묻는 데 대해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아도 '그랬던 것 같다'는 식으로 답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갑자기 울먹거렸다.
"그 때 생각이 나서"라며 울컥한 최종훈은 "내 본 사건과 다른 사건이긴 한데 버닝썬으로 시작해 카톡방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사건이라 생각하고 조사에 임했다"면서 "내가 관련 안된 사건이라도 내가 잘못 얘기하면 내게 피해가 오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답했다"고 말했다.
최종훈의 말을 듣던 승리는 무거운 표정을 지었고, 최종훈의 북받친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재판은 잠시 휴정되기도 했다.
이후 최종훈은 "단정적인 표현들이 사실은 다 추측이다. 조사가 12시간도 넘게 진행돼 빨리 끝내고만 싶었고, 피하고 싶었다. 추측하면 안된다는 걸 뒤늦게 재판 받으며 반성했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조서를 꼼꼼히 확인 안 해서 이렇게 된 데 대해 피고인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최종훈이 구속된 이후 한 번도 만나지도, 연락도 주고받지 못했다던 두 사람의 재회는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 속 펼쳐진 4시간 신문으로 종료됐다. 최종훈은 증인 신문 도중 여러 차례 승리를 바라봤고, 승리 역시 최종훈을 유심히 지켜봤다. 특히 승리는 최종훈의 경찰 조서에 적힌 자신에 대한 불리한 내용에 대한 최종훈의 법정 진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종훈은 퇴정하는 순간에도 뒤돌아보며 승리를 바라봤고, 승리 역시 그런 최종훈에게 눈인사를 건넸다.
이날 오후 공판에는 최종훈 외에도 특수폭행교사 혐의 현장에 함께 있던 K씨도 증인으로 출석, 신문에 나섰으나 거의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 승리. 사진|스타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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