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가 압도적인 스케일로 첫방송부터 휘몰아쳤다.
시공간을 오가는 타임슬립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답게 화려한 액션과 거대한 스케일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천재공학자 한태술 역으로 돌아온 조승우는 역시 조승우였다. 드라마의 중심축을 안정적으로 잡으며 쫄깃한 긴장감 속으로 몰어넣었다. 구원자 강서해 역의 박신혜는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조승우와 흠잡을 데 없는 합을 이뤘다.
17일 첫 방송된 JTBC 10주년 특별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이하 ‘시지프스’)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미래를 떠난 강서해(박신혜 분)가 과거로 돌아온 가운데,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 분)와의 인연이 그려졌다. 조승우가 슈트케이스를 봉인 해제한 가운데, 박신혜가 위기에 빠진 그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출발도 좋다. 이날 방송은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시청률 5.608%(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 줄거리는 이렇다. 미스터리한 벙커에서 ‘업로더’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강서해(박신혜)로부터 시작됐다. 차림새며 분위기며 어딘지 이질감이 느껴졌던 그녀의 팔에 ‘250811’이란 번호가 찍히고, 파란 불빛과 함께 눈을 떠보니 서해는 현재에 도착해 있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한태술(조승우)한테 가면 절대 안 돼”라던 아빠 강동기(김종태)와의 약속과는 다르게 서해가 현재로 온 이유는 바로 한태술. 도착하기 무섭게 그녀를 맹렬히 쫓는 ‘그놈들’을 피해 태술을 찾아나서는 서해의 모습은 촌각을 다투는 긴박함을 자아냈다.
태술 또한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사이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윈드실드에 무언가가 부딪혀 깨지는 바람에, 상공에서 추락하고 있었던 것. 기장까지 사망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추락까지 남은 시간은 단 3분 30초. 천재공학자 태술은 덕테이프와 보드판으로 깨진 윈드쉴드를 수습하고, 조종실 전력을 복구해내 261명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구해냈다. 이미 ‘뇌섹 국민 공대 오빠’로 유명했던 그는 ‘국민영웅’으로까지 추앙됐지만, “다 죽든 말든, 그냥 고장 난 게 있어서 고친 거야”라며 자조적으로 반응할 뿐이었다.
비행기 사고로 겨우 깨어난 태술이 또 다시 격변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미친 전개가 이어졌다. 비행기 사고를 같이 겪어낸 부기장(황동주)이 흙투성이에 상처를 입은 얼굴로 나타나 “단속국”, “슈트케이스” 등 이상한 말들을 꺼내며 태술에게 건넨 USB엔 그날의 진상이 담겨있었다. 비행기 윈드실드에 부딪힌 건 생뚱맞게도 슈트케이스였고, 이윽고 또 한번 충돌한 이는 이미 10년 전에 사망한 그의 형 한태산(허준석)이었다.
세계적인 기업 ‘퀀텀앤타임’의 회장임에도 회사의 주가를 요동치게 만드는 기행을 부리는 태술은 겉보기에 이기적인 천재였지만, 그 내면은 후회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과거 태산은 동생 때문에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퀀텀앤타임의 시초가 된 컨테이너 연구실까지 마련해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부기장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에 우리만 살고 있는 게 아니다. 그 놈들이 너를 찾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고, 태술은 그런 형을 술 때문에 돈을 뜯어가려는 사람 취급하며 그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겼다. 형이 급사한 뒤, 약을 먹어야 형의 환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망가진 이유였다.
그런 태술 앞에 환각이 아닌 진짜 태산이 나타났다. 그것도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태술은 항공 사고 조사 보고서를 받아 진실 추적에 나섰고, 비행기의 행적을 밝히려 적어 내린 빼곡한 수식과 숫자들이 가리킨 김포의 갈대밭엔 슈트케이스가 있었다. 과거 태술의 생일을 모든 비밀번호로 만들었던 형을 기억해낸 태술은 그 번호로 슈트케이스를 열었다.
하지만 이는 “널 감시하는 놈들이 곧 널 잡으러 갈 거야. 잡히면 죽어. 그리고 슈트케이스를 절대 열지 마”라는 서해의 음성메시지와 맞물리며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그 안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 앞으로 열지 말라는 슈트케이스를 연 태술 앞에는 어떤 여정이 휘몰아칠까. 그렇게 태술과 서해는 ‘시지프스 운명’을 함께 겪어낼 예정이다. 끝없이 반복되는 N번째 여정 속, 태술과 서해는 이번에야말로 질긴 운명을 끊어낼 수 있을까.
‘시지프스’는 시간이동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다. 태술이 살고 있는 현재는 최첨단 기술로 눈을 즐겁게 하고, 서해가 살고 있는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의 전경은 입을 벌어지게 만든다.
더욱이 태술이 천재공학자인만큼 시공간을 이동하는 방식도 동일 소재의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제작진의 전언이 더해져 기대를 드높인다.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을 이동한 서해의 몸이 ‘깜박’거리는 장면은 앞선 전언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운명에 대항하는 태술과 서해의 스펙터클한 액션까지 더해졌다.
‘푸른 바다의 전설’, ‘닥터 이방인’, ‘주군의 태양’ 등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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