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류현경 김향기까지. 세 여성의 연대가 주는 위로를 담은 영화 '아이'가 온다.
3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아이'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과 김현탁 감독이 참석했다.
김현탁 감독은 “제가 캐스팅을 한 게 아니라 선택을 당해 영광스럽다”며 운을 뗀 뒤 “이 시나리오를 쓰고 왜 이렇게 까지 설정해야 했을까라는 고민이 저에게도 있었다. 어렸을 때 저의 개인적인 이유들이 떠올랐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저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 선입견에 대해 반문을 해보고 싶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각자 책임있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저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아기와 함께 촬영한 김향기와 류현경은 우려와 달리 힘든 점이 크게 없었다고. 김향기는 "혁이 역할을 해준 친구가 쌍둥이 두 아이인데 두 아이 너무 잘해줬다. 아이와 촬영하면서 생기는 일반적인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류현경 역시 “우리 감독님과 스태프 모두 아이의 컨디션에 맞게 그때그때 신을 조율하고 그날 그날 아이들의 컨디션에 맞게 바꿨다. 그래서 아이가 뭔가 하려고 하지 않고 아이에 맞춰서 촬영을 했다. 그리고 혁이 역을 맡은 쌍둥이의 어머니 아버님이 늘 현장에 계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 "하지만 아영이가 하는 행동, 선택들을 보면서 '왜?' 라는 의문 한 번 없이 시나리오를 읽었다. 모든 걸 제외하고 인간이라는 주체로서는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공감이 됐고, 연기하기 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영이는 생활력이 강하지만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방어가 깔려있다"며 "특정 행동을 안 해도 그런 모습이 비춰질 수 있길 바랐다. 그런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요즘 내가 아닌 타인에게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잖아요. 타인에게 꼭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서 이 영화가 여성 중심 서사다 보니까 여성을 대변하는 면에서 할 수 있는 게 생겼다는 것도 기뻐요"
류현경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많은 눈물을 쏟았다며 "영화를 보면서 현장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영화에 크게 집중을 하지 못하고 현장 생각이 자꾸 나더라. 스스로 개인적인 연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이더라. 그런데도 마지막에는 눈물이 나더라. 제가 제 영화를 보고 우는게 부끄럽기도 한데, 마스크 속으로 눈물이 떨어지게 그냥 뒀다. 콧물까지 흘렀다. 워낙 밀도 있는 시나리오였고 캐릭터가 너무 잘 쓰여있어서 배우분들이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싱글맘’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워낙 엄마의 고충이 잘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 지인들로부터 이야기도 많이 듣고 조카도 많이 봤다. 사실 연기를 꾸며지고 하면 잘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감독님이 컷을 나누지 않고 쭉 촬영을 해주셔서 더 집중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염혜란도 영화 '아이'의 완성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저의 연기는 아쉬운 부분이 크지만 영화를 봤을 때 정말 여러번 눈물이 나더라. 이런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기 쉽지 않은데 많이 공감이 되고 나라도 도움이 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더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OCN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남다른 활약을 보여준 데 이어 2월 '아이'를 비롯해 '빛과 철', '새해전야'까지 세 편의 영화를 선보이게 된 것에 "정말 민망스럽고 제가 배우 인생에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한 작품에 집중하게 하지 못하게 돼 송구스럽다. 그런데 정말 의도한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많은 걸 바꿨다. '빛과 철'은 3년전 찍은 작품이고 '새해전야'는 개봉이
'아이'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김향기 분)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오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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