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마리 퀴리`에서 타이틀롤 마리 퀴리 역을 맡은 리사. 제공│마지크 |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리사(본명 정희선, 40)이 뮤지컬 ‘마리 퀴리’의 타이틀롤 마리 퀴리로 변신,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마리 퀴리의 대표적 연구 업적인 라듐의 발견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좌절에 맞서는 인간의 숭고한 용기와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리사는 ‘마리 퀴리’에서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수상하며 저명한 과학자가 되지만 그 유해성을 알게 된 후 고뇌하는 마리 퀴리 역을 맡았다. 리사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과학자로 꼽히는 실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해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마리 퀴리’는 2018년 초연 후 약 1년만에 재연무대로 돌아왔다. 초연에 함께하지 않았던 리사가 선뜻 재연 무대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마리 퀴리’ 초연 때부터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너는 마리 퀴리랑 그냥 어울릴 것 같다’고 해줬어요. 지적이면서 학구적인 면도 있으면서 약간 똘끼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리 퀴리’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제의가 왔어요. 대사도 많을 것 같고 과학 얘기도 어려울 것 같았지만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리사는 자신만의 마리 퀴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와 고민을 이어나갔다. 깊은 고민에 눈물로 밤을 새우기도 했을 정도라고.
“마리 퀴리의 삶을 공부하고, ‘마리 퀴리’ 작품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연습 후 집에 돌아가서 ‘못할 것 같다’고 눈물도 많이 흘렸죠. 그래도 너무 욕심이 났고, 천재과학자 같이 보이고 싶었어요. 내가 마리 퀴리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 연기하면 관객들에게 다 들통 날 거란 걸 알았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죠. 과연 할 수 있을까 했던 작품인데, 결국엔 해냈어요.”
↑ 리사는 고민하고 연구하며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를 완성했다. 제공│(주)라이브 |
“‘과연 여자들의 얘기에 관심이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거기다가 과학 얘기라니.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극을 올려보니 너무 따뜻한 극인 거예요. 너무 좋은 작품이 탄생해 행복하고, 어떤 부담감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화려하거나 예쁜 여성이 나오는 극은 아니지만, 과학에 열중하고 과학 얘기를 할 때 활짝 피어나는 마리 퀴리의 모습에 아름다움이 보이는데 관객들이 그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얘기해주시니 너무 좋아요.”
리사는 2003년 가수로 데뷔한 뒤 2008년 뮤지컬 ’밴디트’로 뮤지컬계에 발을 들인 뒤 활발히 활동 중이다. 또 리사는 ‘엄친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양한 능력을 지녔다. 외교관 아버지와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만큼 국어, 영어, 독일어, 스웨덴어 4개 국어에 능통하다. 누구보다 유능했던 과학자 마리 퀴리와 리사는 어떻게 보면 꽤 비슷한 삶을 살아왔다.
“아버지가 외교관이라 어렸을 때 여기저기 떠돌면서 살았어요. 동양인으로서 외국에서 차별 받는 느낌을 알죠. 마리 퀴리가 여성의 몸으로 과학을 공부했을 때 비슷한 시선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당시에 울기보다는 더 멋있어져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마리 퀴리도 그랬을 것 같아요.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자기를 다잡고 다시 일어나는 마리 퀴리의 모습이 공감이 됐어요.”
사실 최근 공연계의 상황이 쉽진 않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여파로 인해 예매건수가 급격히 감소하며 직격타를 맞은 상황. 힘든 시기지만 ‘마리 퀴리’는 최대한의 안전 대비책을 마련하고 관객과 만나고 있다.
“요즘엔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려고 했던 분들도 못 오실 수 있어요. 어떤 공연들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개막을 연기하기도 하고 조기 폐막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파요. 열심히 준
한편 뮤지컬 ‘마리 퀴리’는 오는 3월 29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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