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Y 캐슬’ 이태란 사진=JTBC ‘SKY 캐슬’ |
지난 2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에서는 박영재(송건희 분) 가족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수임(이태란 분)과 영재 가족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밑바닥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캐슬 주민들의 팽팽한 대립이 그려졌다.
차민혁(김병철 분)은 “우리 캐슬의 명예가 실추되고 품위가 손상되는 건 자명한 일 아닙니까”라며 반발했고, 진진희(오나라 분)는 “당장 집값부터 떨어진다고요”라며 들고 일어섰다. 다만 노승혜(윤세아 분)는 “인생의 가장 행복해야할 나이에 어른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서라도 좀 알려야 되지 않겠어요?”라는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임은 “영재네에서 일어난 엄청난 비극이 여러분들한테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 게 절망스러워서요. 입시경쟁으로 해마다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데도, 우리 사회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게 비통하다 못해 참담해서요”라며 이 소설을 쓰려는 목적을 절실하게 토로했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비극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방관자들 사이에서 수임만이 유일하게 용기를 낼 뿐이었다.
수임의 남편 황치영(최원영 분) 역시 부창부수였다. 의원에게 로비를 하려는 최원장(송민형 분)이 “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가 없는 법이야”라며 치영을 회유하자 “물고기 그립다고 탁류로 살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라며 단컬에 거절한 것이다.
모두가 덮으려고 하는 진실을 파헤친다는 이유만으로 ‘SKY 캐슬’에서 이상한 존재가 된 수임에게도 소설 집필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집단의 반발에 혹시 자신 역시 은연중에 영재네의 일을 자극적인 소재의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검열에 들어갔고, 소설을 포기할까 고민했다. 또한 비극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김주영(김서형 분)의 거짓말에 넘어가 동력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어른들의 경쟁에 희생된 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가 드레퓌스 사건을 고발해 그가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듯이 수임 역시 끝끝내 세상에 진실을 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